국어시간에 영화 읽기 - 김지씨와 다시군의 각본 없는 영화 수업 이야기
김병섭.김지운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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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 영화에 대한 김지씨와 다시군의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는 형식이다. 영화를 소개하거나 감상하는 다른 책들은 글쓴이 하나의 의견만 들을 수 있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영화에 대한 다른 분석이나 의견을 두 가지, 혹은 세 가지씩 듣고 생각해 볼 수 있어 조금 더 깊은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나는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영화에 관한 많은 책을 읽어 보았다. 그런데, 이 책만큼 좋은 해석과 의견, 좋은 영화를 제시해 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소개는 마지막 챕터의 ‘렛미인’이다. 예전에 이 영화를 볼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보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흥미가 생겼다. 이 책에 따르면, 이 영화는 두 가지 해석으로 나눠질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첫 번째 해석, 다시군의 해석에 동의한다. 물론 이 영화를 보지는 않았지만, 책에 나온 대략의 줄거리로 볼 때, 에비는 늙은 소년을 진심으로 사랑한 것이 아닌 지신의 생존을 위해 이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에비가 늙은 소년을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렇게 쉽게 오웬과 연애 관계로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늙은 소년이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웬에게 접근한 것을 보면 오웬도 그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이용하려 한 것 같다. 

 

 두 번째로, 매우 유명한 영화인 다크나이트에 대한 글도 인상 깊었다. 나는 다크나이트라는 영화는 보지 못 했지만, 같은 배트맨 시리즈인 더 배트맨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영화를 소개하는 글의 첫 번째 부분에 배트맨은 범죄자라고 이야기한다. 이전에는 별로 그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고 나니 배트맨의 활동이 모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배트맨은 결국 정의를 바라고 한 행동이지만, 그 과정에서 차를 부수고 폭파, 무기 제조, 폭행 등의 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조커를 처단하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배트맨이 아니더라도 흔히 선과 악이 있는 액션 영화는 선이 악을 처단하기 위해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것을 볼 수 있다. 도시를 파괴하거나 일반인들이 모여 있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악과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예전에는 그저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조금 더 깊이 생각해보니 정말 모순일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두 가지 영화 말고도 흥미로운 영화들의 해설이 매우 많이 들어있는 책이다. 나중에 시간이 될 때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을 보며 조금 더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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