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Djuna)의 새로운 단편집. 나비전쟁, 면세구역 이후 3번째 소설집이다. 듀나라는 이름을 알게 된 지 오랜시간이 지났고 여러글을 읽었지만 새로나온 이 소설집을 읽으면서 몇 시간동안 즐거운 기분과 아쉬움을 동시에 떠올렸다.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것도 우리나라의 SF의 저변을 감안하자면 듀나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인가도 알 수 있었고 글의 질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온라인상으로 읽은 글도 두 편 정도 있었지만 그(그녀)의 상상력은 항상 사람을 깜짝 놀래키는 신선함이 묻어나고 넓은 문화적 경험과 그에 관한 깊이있는 지식은 현대 문화에 대한 색다른 해석과 유행을 꿰뚫고 있다. 하지만 그런 지식들이 소설로 얽혀졌을때 그런 내용들을 웃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지 회의가 들었다.소설에 나오는 '도슨스 크릭(Dawson's creek)'이나 'She's all that' 같은 드라마나 영화는 공중파로는 한 번도 방송된 적이 없으며 애정을 가지고 찾아보지 않는다면 보기 힘든 것들이다. '버피더뱀파이어 슬레이어'같은 드라마 시리즈도 최신 시리즈는 역시 보통 사람들이 보기 힘들다. 그 밖에 선작에 엮기기에는 조금 떨어진다 싶은 작품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읽어볼만하고 찬탄을 보낼만한 SF 단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