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물만두 > 기리노나쓰오(桐野夏生)

 * 顔に降りかかる雨 얼굴에 흩날리는 비

* 天使に見捨てられた夜

*  ファイアボール・ブルース

* ファイアボール・ブルース 2

* 水の眠り 灰の夢

* OUT   아웃

* 柔らかな頬 부드러운 볼,  내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 光源

* 玉蘭

  * ダーク

  * リアルワールド

* グロテスク  그로테스크

  * 残虐記

 * I'm sorry,mama  아임 소리 마마

*  魂萌え!

* 단편집

* 錆びる心

* ジオラマ (우리나라에서 출판 진행중)

* ローズガーデン

기리노 나츠오(桐野夏生) 홈페이지 http://www.kirino-natsuo.c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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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70)

지난번에 마저 다루지 못한 예술 관련서들을 호출하도록 한다. 신간이라고 나왔으면 무대인사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라는 건 혼자 생각이고 미리 안면을 터두어야 머리속에 오래 담고 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 자리에 호출한 책들은 (혼자 생각에) '내놓은' 책들이다.

 

 

 

 

첫번째로 내놓을 책은 로널드 보그의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예술>(동문선, 2006)이다. 원제는 'Deleuze on Music, Painting and the Arts'(2003)이다. 들뢰즈 전문가의 한 사람인 보그는(알라딘에서는 '로널드보그'로 검색된다) 우리에게 <들뢰즈와 가타리>(새길, 1995)로 이미 소개된 바 있는 저자인데, 이후에 이번에 나온 책을 포함하여 <들뢰즈와 문학(Deleuze on Literature)>(2003), <들뢰즈와 시네마(Deleuze on Cinema)>(2003) 등을 한꺼번에 출간했다(이름을 붙이자면 보그의 '들뢰즈와 예술 3부작'쯤 되겠다. 보그의 최신간은 'Deleuze's Wake'[2004]이다). 얼마전에 이 세 권 중에서 'Deleuze on Music, Painting and the Arts'의 원서를 마지막으로 구했었는데, 이번에 번역본이 나와준 것(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이미 '들뢰즈의 미학'을 주제로 한 <사하라>(산해, 2006)도 얼마전 출간된 바 있고 해서 바야흐로 들뢰즈의 미학과 예술론에 대한 읽을 거리들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느낌이 든다(나는 들뢰즈의 철학이 '예술철학'과 '실험철학'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혹은 '예술가/실험가 철학'). '들뢰즈와 음악'에 대한 연구서들도 최근에 더 나오고 있지만(가령 뷰캐넌 등의 책) 내가 더 관심을 갖는 쪽은 영화나 미술이고, 특히 미술 방면으론 콜브룩의 입문서 <질 들뢰즈>(태학사, 2004)를 먼저 참조하신 후에 <감각의 논리>(민음사, 1995)를 옆에 끼고서 보그의 신간을 읽으시면 되겠다(내가 그럴 계획이라는 얘기이지만).   

역자는 '사공일'씨인데 관료출신의 경제학자와는 무관한 동명이인이고 후기를 보니 <들뢰즈와 가타리>(세종출판사, 2004)의 저자 정형철 교수의 제자이며 번역 용어는 이진경의 <노마디즘>을 많이 참조했다고 한다. 출판사가 흠없는 책들을 좀체로 내지 않는 동문선이라 미심쩍긴 하지만, 초면의 반가움을 더 증폭시켜줄 수 있는 책이기를 기대한다(대충 훑어본 바로는 기대 이상의 번역이다).  

동문선 얘기가 나온 김에 그동안 모른 체했던 책을 한 권 언급하자면, 프랑스 저명한 신화학자 조르주 뒤메질(1898-1986)의 대담짐 <대담>(동문선, 2006)이 출간됐다. 대담자는 학술전문 저널리스트인 디디에 에리봉. 에리봉의 대담집으론 레비스트로스의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강, 2003)와 곰브리치의 <이미지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것>(민음사, 1997)이 이미 출간돼 있다(에리봉의 푸코의 전기 <미셸 푸코>(시각과언어, 1995)의 저자이기도 하다. 푸코는 뒤메질의 제자이다). 내 기억에(푸코의 전기를 읽다보면 종종 언급된다) 뒤메질은 인도신화의 최고 권위자였는데(레비스트로스가 북미신화의 권위자였듯이), 자전적 <대담>이 그의 책으론 국내에 최초로 소개되는 책이다. 그런 책들이 어디 한둘이랴만.

 

 

 

 

두번째로 짚어볼 책은 서성록 교수의 <한국 현대회화의 발자취>(문예출판사, 2006)이다. 한국 미술과 미술계에 문외한인지라 저자나 이번 저서가 어느 정도의 위상을 갖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는 저명한 미술평론가 오광수 교수와 함께 <우리 미술 100년>(현암사, 2005)을 출간한 바 있는 중견이다. 현대 미술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오광수 교수의 <한국 현대미술사>(열화당, 2004)와 같이 읽어봄 직하겠다. 그런 미술사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요즘 우리 젊은 화가들의 작업을 둘러보고 싶다면, <한국의 젊은 화가들>(다빈지기프트, 2006)에 눈길을 주어보시길.

두툼한 분량은 아니지만, '45명과의 인터뷰'란 부제대로 에누리 없이 "한국의 젊은 미술가 45명의 삶과 철학 그리고 예술 이야기를 대표작과 함께 수록"한 책이다. 소개를 더 옮겨오자면, 책은 "45인의 작가들에게 공통으로 주어진 여섯 개 항목의 질문을 통해, 이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 살펴보았다. 나아가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가늠해 보고자 했다. 동시대 젊은 미술가들의 작품에 대한 비평이나 큐레이팅을 위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목적으로 씌어진 책." 그러니까, 눈요기와 귀동냥을 위한 책이다.

  

 

 

 

세번째 찍어둘 책은 <옥스포드 세계영화사>(열린책들, 2006) '보급판'. 실상 양장본 책은 작년에 나왔었지만, 도서관을 위한 '그림의 떡'이었고, 이번에 나온 보급판은 나름대로 '저렴한' 가격이기에 장서용으로라도 서가에 꽂아둘 만하다. 굳이 소개가 필요없는 책이지만, "전세계 80명 이상의 영화학자와 영화평론가들이 함께 만든 영화의 역사에 관한 백과사전. 1000쪽에 이르는 페이지와 1만 개의 색인 목록이 말해주듯 '세계 영화사'가 다루어야 할 항목들을 빠짐없이 수록했다"는 점에서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단, (나처럼) 데이비드 보드웰/크리스틴 톰슨의 <세계영화사>(시각과언어, 2000)를 이미 갖고 있는 경우에는 약간 망설여지기도 하겠다. 이런 경우엔 주머니 사정에 맡겨두면 되겠다. 국내 버전으론 김성태/임정택의 <세계영화사 강의>(연세대출판부, 2001)도 있다. 1000쪽이나 되는 영화사를 관람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독자들에게 적합해 보인다.  

 

 

 

 

<옥스포드 세계영화사>는 "현대 영화이론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책이면서도 전체적인 시각의 균형을 잘 유지해 특정 학파의 이론을 중심으로 씌어진 기존의 영화사 책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지역적으로도 유럽과 미국뿐 아니라 아프리카, 인도, 라틴 아메리카 등까지 아우르며 고르게 안배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에 대한 소개가 빠진 부분이 약간 아쉽다."(한국의 세계영화사의 바깥이다!) 그 아쉬움을 달래줄 책들이 자료집들을 포함해서 최근에 계속 나오고 있다(중요한 건 이런 영화사들이 해외에도 소개되는 일이겠다). 이런 분야를  '쌈박하게' 정리해줄 분이 주변에 없는 게 아쉽다.   

 

 

 

 

덧붙여 한국영화의 현재를 점검해주는 책들로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의 '영화와 시선' 시리즈의 신간들도 최근에 출간됐다. <공동경비구역 JSA>(삼인, 2002)로 시작된 이 시리즈의 10번째 책은 역시나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새물결, 2006)이고, 같이 나온 9번째 책은 <살인의 추억>(새물결, 2006)이다. 이 시리즈의 강점은 한 영화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깊이있는 읽기를 시도한다는 데 있는데, 한편으론 우리 '영화담론'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넓이'에 주목하고픈 독자라면 <2006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영화>(작가, 2006)에 눈길을 돌려 마땅하다.

 

 

 

 

"2005년 한 해 동안 국내에 개봉된 영화들 가운데 34편의 작품을 선정하고, 각 영화에 대한 평론을 덧붙였다. 영화인, 영화 이론가, 영화평론가, 각 분야의 문화 예술 전문가, 출판.편집인으로 구성된 105명의 추천 위원을 위촉하여, 한국 영화 16편과 외국 영화 15편, 독립(단편) 영화 3편을 '2006 오늘의 영화'로 선정했다. 2006년 선정된 작품들 중 한국 영화 부문에서는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17회)가, 외국영화 부문에서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밀리언 달러 베이비>(15회)가, 독립(단편) 영화 부문에서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14회)가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추천을 받은 감독과 영화를 목록으로 작성하여 부록으로 수록하고, 추천 위원들의 '선정 이유'도 함께 실었다"는 책.

 



 

 

네번째로 꼽아보는 책은 마틴 켐프의 <레오나르도>(을유문화사, 2006)이다. 2004년에 나온 책이 이렇듯 재빨리 번역/소개되는 것은 아무래도 <다빈치 코드>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을 듯하지만, 저자가 옥스포드대학의 미술사학과 교수이고 레오나르도 다빈치 전시회 등도 기획했다고 하니까 허술한 책은 절대로 아니겠다.  소개에 따르면, 책은 "레오나르도의 상상력이 어떻게 예술과 과학을 탄생시켰으며, '모나리자'나 '최후의 만찬' 같은 걸작들에 숨겨진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또 레오나르도의 다양한 이력을 추적함으로써, 그의 꿈과 힘 있는 패트론(후원자)과의 관계, 신과 인간, 자연에 대한 관점들을 풀어낸다." 아래 사진은 켐프 교수.

한 외국저널의 서평이 간명하다: "레오나르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마틴 켐프는 창조적이면서 지적인 삶을 살았던 레오나르도에 대하여 간결하면서도 통합적으로 서술하였다. 마틴 켐프는 르네상스 거장의 경력에 초점을 맞추어 그가 받은 임무, 그를 유혹했던 돈, 그가 섬긴 궁전에서의 임무, 잘 알려진 간결한 그림들이 갖고 있는 여담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그의 접근을 매혹적이고 계몽적이며 읽기도 쉽다."

 

 

 

 

끝으로 다섯번째 책은 로널드 보그의 책과의 수미상관을 고려하여 전방위 문필가 장석주의 비평서 <들뢰즈, 카프카, 김훈>(작가정신, 2006)을 고른다. 소개에 따르면, 저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함께 쓴 <천 개의 고원>이 제시하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문학을 들여다보고자 했다. 저자의 사유는 '공무도하가'를 비롯해 이상, 김소월, 서정주, 김춘수, 이성복, 신경림, 황지우, 황동규 등과 이문과, 김훈 등 한국작가들의 시와 소설, 그리고 카프카를 종횡무진 아우른다. 지은이는 문학이 '나'와 '우리'의 삶을 규정하고 제한하는 현실과 역사, 더불어 그 내부에서 작동하는 욕망과 사유체계를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삶의 단면들―타자, 시선, 욕망, 개인, 가족, 국가, 질병, 순수, 유목주의, 술, 스타일―을 통해 그 전체적인 국면을 들여다본다."

 

 

 

 

과거  출판사 편집/경영까지도 했었던 저자를 '비평가'가 아닌 '문필가'로 칭한 것은 비평가는 물론 시인, 소설가에다 에세이스트까지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전 5권의 <20세기 한국문학의 탐험>(시공사, 2000)이 그의 재기작이었다. 의외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소설창작론인 <소설>(들녘, 2002)로 돼 있다. 입소문이 난 책인가?). 아마도 그는 손으로 꼽을 만한 다산성을 자랑하는바, 이제까지 40여 권에 육박하는 책들을 출간했다. 물론 나의 독서력은 저자의 집필력을 따라가지 못하며 내가 마지막으로 읽은 그의 책은 시집 <크고 헐렁헐렁한 바지>(문학과지성사, 1996)와 산문집 <절망에 대해 우아하게 말하는 방법>(프리미엄북스, 1997) 등이 아니었나 싶다. 여유가 생기면, 작년에 나온 <풍경의 탄생 - 한국시의 이미지 계보학을 위해>(인디북, 2005) 등을 읽어보고 싶다. 물론 그 전에 <들뢰즈, 카프카, 김훈>을 손에 들겠지만...

06. 03. 30.

 

 

 

 

P.S. 덧붙이자면, 아주 오랜만에 장 필립 뚜생(1957- )의 소설이 번역돼 나왔다. 그의 2002년 신작 <사랑하기>(현대문학, 2006)이 그것이다(<텔레비전>(문학사상사, 1997) 이후 거의 10년만이다). 역자는 이번에도 그의 소설 <욕조>(세계사, 1991)를 소개했던 이재룡 교수이고, 분량은 180쪽 정도니까 역시나 경쾌한 중편 정도이다. 소개에 따르면, 뚜생은 작년 2005년에 <도망치기>란 작품으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아래는 뚜생과 <사랑하기>의 불어본.

줄거리인즉, "디자이너인 '마리'와 마리의 애인인 '나'는 패션쇼를 위해 일본으로 간다. 마리는 내가 키스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짓고,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경미한 지진이 일어난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 지진이 마리와 나의 관계를 어긋낼 것이란 예감을 한다"는 식이며, "노골적 성 행위를 뜻하는 원제목(Faire l'amour)에서 알 수 있듯, '육체적 충동과 욕망으로서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사랑의 파괴적 에너지가 허무를 낳고 소멸과 죽음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차갑고 건조한 문체로 묘사했다. 소설의 배경은 도쿄이다. 후기 누보로망의 기수로 명성을 떨친 작가 장 필립 뚜생은 일본 문단으로부터 '프랑스 스타일의 선(禪)문학'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자주 일본을 방문하고, 오랜 기간 그곳에 머물렀는데, 2002년 발표한 <사랑하기>는 일본 체류시의 기억을 되살려 쓴 작품이다. (메디치상 수상작인 <도망치기>는 중국을 배경으로 한다.)" 아래 사진은 일역본. 덧붙이자면, 사랑도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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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최근에 나온 책들(71)

집에서 밤참 라면을 먹으면 글을 친다(이미지들은 이전에 미리 올려놨지만). 여하튼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이번에 다룰 새로 나온 책들의 컨셉은 '세계 여행'이다. 이 여행은 공간적이면서 동시에 시간적이기도 한데, 가장 먼저 둘러볼 곳은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이고, 1969년이다. 이때의 일본은 전후 최대 문제 작가 중 한 사람인 미시마 유키오(1925-1970)의 나라이다. <미시마 유키오 대 동경대 전공투 1969-2000>(새물결, 2006)가 증언해주고 있는.

 

 

 

 

1969년이면 작년에 개봉됐던 이상일 감독의 영화 <69 식스티나인>의 시간적 배경과 동일한 해이다. 그해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1960년대 말 일본의 자민당뿐만 아니라 공산당까지도 기득권 세력으로 비판하면서 ‘미·일 제국주의 타도’와 ‘제국대학 도쿄대 해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투쟁한 극좌파 학생운동조직인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가 마침내는 동경대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해이다(해서, 프랑스 파리의 1968년에 대응하는 것이 일본 동경의 1969년이다).

그런 전공투가 극우파 지식인 작가의 거두 미시마 유키오와 1969년 5월 13일에 동경대학 교양학부 900번 교실에서 만나 2시간 30분 동안 격론을 벌였고, 그 녹취된 내용을 1999년 토론 30주년 맞아 장년이 된 전공투 참여자들이 벌인 후일담 토론 내용과 같이 묶어서 책으로 펴낸 것이 이번에 국역본이 나온 책이라 한다. 극우와 극좌의 만남이었지만 토론의 분위기는 '의외로' 우호적이었다고 한다.

책의 대략적인 내용은 지난주 대부분의 언론 리뷰들에서 다루어졌기 때문에 늘어놓을 필요가 없겠다. 다만, 리뷰들 가운데 가장 유익했던 문화일보의 리뷰를 부분적으로 옮겨오면 이렇다.

-단순한 우파와 좌파가 아닌, 불구대천의 원수라고 할 수 있는 극 우파 미시마와 극좌파 도쿄대 전공투 학생들은 당시 왜 만나 얼 굴을 마주대하고 토론을 벌였을까. 역사의 전설로 남은 69년 대 화와 30년의 세월이 흐른 지난 99년 이제 초로(初老)의 나이가 돼 다시 자리를 함께 한 전공투 출신 인사들이 당시 토론을 반추 하고 평가한 내용을 담은 책은 메이지(明治)유신 이후 추진된 일본 근대화는 물론, 우리에게 있어서 근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해 준다.

-2시간30분 가량 진행된 미시마와 전공투의 격론을 보면, “정말 근대를 둘러싼 중후하고 약동감 넘치는 활기찬 토의였다”는 30 년 뒤 전공투쪽의 평가를 이해할 수 있다. 토론장 입구에 자신을 고릴라 모습으로 캐리커처한 그림을 보고 웃었다는 미시마나 “약간의 비아냥과 예의의 표시로 교복을 입고 마중나갔는데, 폴로 티셔츠를 입은 러프한 모습으로 미시마가 나타났을 때 ‘아차 한방 먹었구나’ 생각했다”는 69년 집회를 기획한 기무라 오사 무(木村修)의 회고 등은 당시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그렇다면, 미시마와 도쿄대 전공투의 만남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양쪽은 자민당과 공산당이라는 ‘사이비’ 보수와 진보가 대변해온 ‘전후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현대사를 철저하게 전복시키려한 근본주의자들이었다는 점에서 공통 점을 가졌기 때문이다. 사실 양자에게 당시 좌파와 우파는 뿌리 부터 잘못된 근대의 쌍둥이 질병에 다름 아니었다. 미시마가 전공투 와의 토론을 끝내며 “제군들의 열정만은 믿는다”고 말했던 이 유이기도하다. 폭력과 시간의 연속성, 전공투, 정치와 문학의 관계, 천황 문제에 대해 토론하며 미시마는 천황이란 이름으로 상징되는 일본 민중의 저변에 있는 것, 일본민족이 오랜 시간 지속시켜 온 멘탤러티에서 해결책을 찾은 반면, 전공투는 혁명을 통한 새로운 공간의 창출로 근대를 초극하려 한 점이 달랐지만 말이다.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종래 리버럴로 분류됐던 지식인들이 이념적 성향에 따라 좌파와 우파로 분화되거나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좌우의 입장을 극한으로 밀고가 일본을 근본에 서 사유하려 했던 미시마와 전공투의 토론과 30년 뒤 평가를 담은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뉴라이트다 뉴레프트다’ 소리는 요란하지만 ‘사이비’ 좌파와 우파만 있을 뿐 진정한 의미의 좌파와 우파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 아닐까.(*작년봄에 '커밍아웃의 윤리'를 쓰면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소리만 요란한 좌파나 소위 '할복'하지 않는 우파를 신뢰하지 않는다.) 

사실 작년은 미시마의 탄생 80주기가 되는 해였고, 나는 그걸 대비하여 재작년에 러시아어로 된 두툼한 미시마 선집(사진)을 구해 왔었다(러시아에는 미시마 유키오의 거의 모든 작품이 여러 판본으로 번역/소개돼 있다). 하지만, 그걸 읽을 만한 여유가 여태 없었는데(앞으로도 없을까봐 걱정된다), 이 <미시마 유키오 대 전공투>는 그에 대한 관심을 새삼 불러일으켜주는바, 미시마 '입문서'로서도 제격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러시아본의 표지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그는 상당한 근육질의 몸매를 갖고 있으며 그것은 혹독한 훈련의 결과였다. 알폰소 링기스의 <낯선 육체>(새움, 2006)의 서문에서 미시마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대목: "일본의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고대 일본의 무예들과 현대의 생리학적 기술들이 그에게 허락한 극한의 훈련과 고통에 그의 육체를 복종시킨 바 있다. 그는 그런 훈련과정에서 그의 육체가 가장 강렬하게 관능화되는 것을 체험한다. 그는 고대 일본의 서사시적이고 영웅적인 윤리를 부활시키고 그것을 그의 육체와 언어를 이용하여 미래 속으로 던져넣기 위해 현대 생리학과 심리학적 기술들을 철저히 연구했다."

 

 

 

 

"그의 실험적인 육체 편력을 육체의 능력을을 키우기 위한 무제한적인 투자가 주도하는 '육체의 전투'를 우리에게 폭로하고, 근육들이 고양하는 상상력에서 해방된, 그리고 근육들을 규약하는 타자들과 결합한 권력이 부양하는 상상력에서 해방된 '권력의 긴장'을 우리에게 폭로한다. 그는 인간의 영광의 정점은 세속적인 수단들이나 목적들과는 거리가 먼, 시커먼 죽음의 빛 앞에서도 위력을 잃지 않는 찬란한 권력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15쪽)

인용문에서 '찬란한 권력의 상징'은 'a figure of radiant power'를 옮긴 것인데, '인간의 영광의 정점'을 받는 술어로서는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내가 보기에는 이 대목에서 'power'는 '권력'의 아니라 (육체의)'힘'을 가리키며, 'a figure of radiant power'는 '광채나는 근육질 몸매'란 뜻이 아닐까 한다(그것이 미시마가 보기엔 인간의 '최고의 영광'이라는 것). 미시마가 자신을 근육질 '몸짱'으로 만든 이유가 달리 있을 수 있을까? 그런 미시마는 1970년 일본 자위대 본부를 점거한 채 자위대의 총 궐기와 일본의 재무장을 호소하면서 전통무사식으로 할복자살한다.  

 

 

 

 

두번째 책은 <오페라의 유령>으로 유명한 가스통 르루의 <러일전쟁, 제물포의 영웅들>(작가들, 2006). 때는 1904년, 장소는 우리의 제물포 앞바다. 그리고 두 주연은 러시아와 일본의 수병들이다. 저자는 1904년 '르 마탱' 지의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는데, "그 해 4월 1일 밤 그는 러시아 수병들로부터 한 전투 이야기를 취재했다. 그 전투는 바로 한반도에서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두 열강이 벌인 최초의 제국주의 전쟁, 즉 러일전쟁의 서막을 연 제물포해전이었다. 그는 이 이야기를 특유의 문학적 필치로 기사화하여 신문에 연재하고, 이를 묶어 책으로 출간하기에 이른다"는 게 책의 출간배경이다.

우리로서는 예기치 않은 역사적 사건에 관한 예기치 않은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개를 좀더 옮겨오자면, "100여년 전의 문헌을 발견하여 번역한 이 책은 제물포해전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사료 중 하나이자 유럽인의 (편향된) 시각에서 재현한 전쟁 기록이기도 하다. '제물포의 영웅들'을 만나게 된 과정, 그들과의 인터뷰, 제물포 해전 이후까지 이어지는 전쟁의 묘사와 지은이가 만난 러시아 수병들과의 이야기가 액자식으로 교차하는 구성을 띠고 있으며, 외교문서와 여러 관련 자료로 제물포해전의 실체를 보여준다. 또한 러시아가 패배한 전투임에도 불구하고 반일친러의 시각에서 러시아 병사들을 '영웅'으로 추앙하는 지은이의 묘사,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임에도 한국인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구성, 전쟁의 잔인한 참상에 대한 문학적이고 생생한 묘사 등으로 한국인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할 지점을 제시하기도 한다."

200쪽 남짓이니까 비교적 가벼운 분량인데, 사실 '제물포 해전은 이듬해 벌어지는 '러일전쟁'(쓰시마 해전)의 서막일 테니까 이 책 또한 그 서론쯤으로 읽힐 수 있겠다(사진은 당시 발틱함대의 주력 전함이었던 '짜레비치'호). 그럼, 본론은? 러시아쪽에서 나온 책 두 권이 눈에 띄는데, <러일전쟁사>(건대출판부, 2004)와 콘스탄틴 플레샤코프의 <짜르의 마지막 함대>(중심, 2003)가 그것이다. 후자는 출간당시 언론의 관심을 끈 책이지만 곧 잊혀진 듯하다.

저자는 1905년 5월 27일, 쓰시마 해협에서 일본과 러시아가 벌인 '쓰시마 해전'을 인류 역사상 세계 5대 해전 가운데 하나로 꼽으면서, 이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발틱함대의 길고도 험난한 항해와 순식간의 처참한 패배를 생동감있게 그려내고 있다고. 물론 이 전쟁에서 일본은 승리하여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하고 동아시아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 반면에 러시아는 혁명의 불길에 휩쓸려 제국의 지위까지 위태로워지는 지경에 이른다(러시아제국은 크림전쟁(1853-56)에서의 패전 이후 이 또 하나의 이 치욕적인 패배를 겪으며 점차 몰락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러일전쟁에 대한 일본쪽 시각에 대해서는 시바 료타로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명문각, 1992)을 참고할 수 있다고 한다. 

 

 

 

 

세번째 책은 대서양을 건너와서 미국의 1920년대 풍경을 다루고 있는 F. L. 알렌의 <원더풀 아메리카>(앨피, 2006)이다. 책 자체가 '고전'인데, "미국인들의 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좋았던 옛날;에 대한 기록"으로서 "1931년 출간된 이래, 수정과 증보를 거치면서 당대의 모순과 역동성에 대한 세밀화를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듣는 고전적 저서"라고. 원제가 'Only Yesterday'인 국역본의 부제는 '미 역사상 가장 특별했던 시대에 대한 비공식 기록'이다.  

소개를 부분적으로 옮겨오자면, 책은 "1918년 11월 11일 1차대전의 종결부터, '쿨리지Coolidge(후버Hoover) 호황'을 극적으로 붕괴시킨 1929년 11월 13일 주식시장 대폭락까지 11년간의 역사를 아우르며 무한한 낭만과 가능성이 살아 숨쉬던 미국의 청년기를 생생하게 그려낸다... 정숙한 여성과 신여성의 치마 길이 차이, 알 카포네(사진)가 들고 다닌 명함 문구 등 사소한 사건들로부터 당시 대중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읽어내고, 적색공포―스캔들에 대한 열광―매너와 도덕의 혁명―부자의 꿈―지식인의 반란―부동산 투기 열풍―대활황 주식시장―주식시장 대붕괴로 이어지는 한 시대의 거대한 그림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그렇게 함으로써 '1920년대의 매력'을 생생하게 복원하고자 하는 것. 국역본에는 원서에 없는 사진들이 1,000점 포함되어 이해를 돕는다고 한다. <제국의 부활>이나 <미국이라는 이름의 후진국> 혹은 마이클 무어의 미국('더티 아메리카')과는 좀 다른 시대, 다른 모습의 미국을 들여다볼 수 있겠다. 무어가 되돌려달라고 하는 미국이 '원더풀 아메리카'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류하자면, 시대사이면서 문화사에 속하는 책인데, 같은 1920년대 초반 조선의 문화의 유행을 다루고 있는 권보드래의 <연애의 시대>(현실문화연구, 2003)를 비교해가며 읽어볼 수도 있겠다. 한편, 러시아의 1920년대는 혁명 이후 신경제정책(NEP) 시기에서 스탈린 시대로 이행해가는 과도기였다. '원더풀 아메리카' 못지 않게 역동적이고 복합적인 문화사의 거리가 될 텐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이에 관한 책들은 소개돼 있지 않다. 톰슨의 <20세기 러시아 현대사>(사회평론, 2004)에서 그 뼈대 정도를 간추릴 수 있을 따름이다. 영화감독 지가 베르토프의 현장증언과 함께. 마야코프스키와 에이젠슈테인이 관통한 시대이기도 했던 1920년대...

 

 

 

 

네번째 책은 지중해로 넘어간다. 프랑스의 역사학자 5인의 공저인 <지중해의 역사>(한길사, 2006)이 그것인데, 포괄적인 통사 형식의 지중해사는 처음 소개되는 게 아닌가 싶다. 소개를 옮겨오면, "지중해를 둘러싼 장대한 문명의 변화상을 담아낸 역사서"로서, "프랑스, 이탈리아[구 로마제국], 그리스 등의 유럽 국가들과 이스라엘, 오스만투르크를 비롯한 이슬람 세력과 아랍 국가 등 수많은 민족들과 국가들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거쳐온 역사가 방대한 분량으로 펼쳐진다. 충실한 구성으로 프랑스의 지중해 관련 수업과 강의에서 교재로 자주 선택되는 책이다." 즉, 지중해사 '교과서'라고 보면 되겠다.

지중해 문명과 관련한 국내서로는 국내 저자 13인이 힘을 모은 책, <지중해, 문명의 바다를 가다>(한길사, 2005)가 있다. 김진경 교수의 <지중해 문명산책>(지식산업사, 1994/2001)과 진원숙 교수의 <지중해 문화사 이야기>(노벨미디어, 2003)도 관련서이고,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사랑의 풍경>(한길사, 2003)도 부제가 '지중해를 물들인 아홉 가지 러브스토리'인 만큼 이 분야의 책으로 꼽아볼 수 있겠다.

 

 

 

 

그렇게 꼽자면, 사제지간인 그르니에-카뮈의 지중해도 빠뜨릴 수 없겠는데, 장 그르니에의 <지중해의 영감>(한길사, 2003; 청하, 1990)은 그 기본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카뮈 전공자인 김화영 교수의 산문집 <행복의 충격>(책세상, 2001)도 <지중해, 내 푸른 영혼>(민음사)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듯하고, 그게 카뮈의 <결혼. 여름>과 함께 '지중해'에 대한 나의 이미지를 결정지은 듯하다. 거기에 가브리엘 살바토레 감독의 영화 <지중해>(1991)릉 얹으면 지중해에 대한 나의 '추억'은 거의 완성된다. 시간이 정지한 것 같은 언제나 한 여름의 그 바다!..

<지중해의 역사>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책으로 칼 쇼르스케의 <세기말 비엔나>(구운몽, 2006)도 놓치기 아까운 책이다. "19세기말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빈)에서 얻어진 지적·예술적·문화적 성취들을 탐구한 저작으로, 1981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 원제는 'Fin-de Siecle Vienna: Politics and Culture'이다.

 

 

 

 

소개를 더 옮겨보면, "지은이는 '포스트니체 문화(post-nietzschean culture)', 즉 니체 이후의 지성사와 문화사를 설명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로 비엔나를 선택한다. 그리고 문학, 도시계획, 조형예술 등 각 분야에서 비엔나의 문화현상과 대표적인 인물들의 활동상을 역사가와 문화분석가의 입장에서 깊이 접근해 들어간다. 이러한 방식으로 쓰여진 총 7개의 장은 각각의 개별적인 연구로 읽어도 무방할 정도이다." 가령, "압축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비엔나 공간에서 일어나는 주체들의 상호작용을 표현한 건축가들, 자유주의의 몰락 속에서 발생한 표현주의 문화 등을 분석"하면서, "또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정신분석학), 아르놀트 쇤베르크(음악), 쿠스타프 클림트(회화) 등 '아버지에 대한 저항'을 기본 코드로 빈을 기반으로 활동했던 지성인들을 다뤘다."

비엔나 건축에 대해서는 임석재 교수의 <추상과 감흥>(문예마당, 1995)이 오래전에 나온 책이다. 프로이트에 관해서는 두말한 건덕지도 없고, 쇤베르크 관련서로는 '아도르노와 쇤베르크'를 주제로 한 노명우의 <계몽의 변증법을 넘어서>(문학과지성사, 2002)가 읽을 거리이다. 이 참에 새로 나온 클림트 화집도 구해보실 수 있겠다. 이 모두가 동시대 비엔나의 소산이라고 하니까 쟁쟁하기 그지 없다. 다만 거기에 "19세기 말 합스부르크 빈의 문화와 역사 속에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사상과 삶을 조명한 책", 스티븐 툴민의 <빈, 비트겐슈타인, 그 세기말의 풍경>(이제이북스, 2005)를 더 얹으면 금상첨화겠다.  

 

 

 

 

당신이 비엔나까지 둘러봤다면, 이제 모국행을 서두를 때이다. 고종석의 <모국어의 속살>(마음산책, 2006)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책은 "2005년 3월부터 1년간, '시인공화국의 풍경들'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일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묶"은 것으로 그 대부분을 읽은 터이지만, 책으로 묶어서 읽는 맛은 또 다르다. "우리 신문학 백년사에서 제 방 하나를 너끈히 가질 만한" 시인 50명의 시집을 한권씩 소개하는데, 이만한 연재가 우리 언론사에서 자주 있었던 것인가를 묻고 싶다. 내가 금요일은 뺀 평일에 한국일보를 주로 보는 것은 순전히 고종석 때문이라는 걸 굳이 고백해야 할까? 아마도 내년 이맘때쯤에는 고종석 버전의 <말들의 풍경>도 출간될 것인바, 그런 일만으로도 나이먹는 일의 허망함이 절반은 상쇄된다고 말하고 싶다(나머지 절반의 허망함은 각자가 누리도록 하자).

거기에 덧붙여, 김윤식 교수의 새 평론집 <작가론의 새 영역>(강, 2006)도 눈길을 끄는 책이다. 그밖에 책에 관한 책들, 곧 <읽는다는 것의 역사>(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6), <세상은 한 권의 책이었다>(마티, 2006), 그리고 <모든 책은 헌책이다>(그물코, 2004)의 저자 최종규의 <헌 책방에서 보낸 1년>(그물코, 2006)은 도대체 책이 무엇인관데, 란 질문을 던지게 해주는 책들이겠다. 그런 질문들에 미처 답하지 못하더라도 <조선 최고의 명저들>(휴머니스트, 2006)는 놓치지 말아야겠다. "<조선왕조실록>, <열하일기>, <난중일기> 등 조선시대를 대표할만한 14개의 명저들을 소개"하면서, "기행문과 일기, 보고서, 문집 등 국보급 기록에서 당시 민중 사이에서 즐겨 읽힌 베스트셀러까지, 각 문헌의 주요 내용과 그에 얽힌 역사적 배경, 당대인들의 사상과 문화적 깊이를 살핀다"고 하니까 우리 것의 소중함을 다시금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06. 04. 05 - 06.

P.S. 부록으로 클림트의 (가장 잘 알려진) 그림 '키스'를 이 자리에 옮겨놓는다. 책읽기에 지친 영혼들께서는 잠시 쉬었다가 다시 용맹정진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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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세계의 지성' 톱10

어제 TV 등 언론에서는 노언 촘스키가 영미의 시사지들이 인터넷 투표를 통해서 선정한 '세계의 지성' 중 '최고의 지성인'으로 뽑혔다고 보도했다. 약 2만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약 5000표를 획득, 2500표를 얻은 움베르토 에코를 더블 스코어로 따돌렸다고. 주로 영어권 네티즌이 참여한 것이므로 영미쪽 지식인들이 대거 선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프랑스쪽 지식인들은 톱10 안에 한 명도 들지 못했다). 어제 귀가길에 문화일보에서 이 '톱10'에 대한 기사를 읽었는데, '대중문화'의 산물이기도 한 이런 투표 자체에 별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동시대 지식인들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가늠하는 데는 유익한 지표인 듯싶어서 소개하고 몇 자 덧붙인다(내가 흥미를 느낀 건 생물학자들의 부상이었다).

1위 노엄 촘스키(미국). 직업은 언어학자로 돼 있지만, 정치비평가, 문명비평가 정도로 더 잘 알려져야 마땅한 사람이고, 주로 하는 일은 '미국 비판'이다. 네오콘 잡지의 한 편집장은 촘스키와 하워드 진을 가리켜 '정신나간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대중이 보기엔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물론 비판의 테마와 강도와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촘스키의 인지도가 높은 것은, 내가 보기에, 가장 쉽게 글을 쓰기 때문이다(그의 언어학 책이 쉽다고 말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그가 프랑스의 현학적인 지식인들에 대해서 못마땅해 한 것은 당연한다(푸코 등을 읽다가 좌절한 사람들에게 촘스키는 희망이다). 대중들이 읽을 글은 그들이 이해할 수 있게 쓰라는 것. 그가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으로 꼽힌 만큼 그의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촘스키의 책들은 국내에 '너무 많이' 소개돼 있다(국내엔 촘스키의 제자들도 여럿 된다). 수준 이하의 번역들도 많다고 하지만, '어렵지 않은' 책들이기 때문인 듯. 그의 전기로는 <촘스키, 끝없는 도전>(그린비, 1999)와 <촘스키>(시공사, 1999)가 같은 해에 나왔다(나는 전자를 읽고 후자를 사두었다). 바쁘신 분들은 <30분에 읽는 촘스키>(랜덤하우스중앙, 2004) 정도를 읽어주시면 되겠다. 책의 역자이자 전문번역가인 강주헌씨는 요즘 부쩍 촘스키에 빠져 있는 듯한데, 가장 최근에 나온 촘스키 책도 그가 번역한 <지식인의 책무>(황소걸음, 2005)이다. 물론 책은 제목에서부터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한마당, 1999)를 떠올리게 한다. 대중적 인지도에다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강조에 있어서 촘스키는 우리 시대의, 미패권주의 시대의 '사르트르'이다(사르트르적 의미의 지식인이란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을 뜻한다).

2위 움베르토 에코(이탈리아). 직업은 문학비평가로 돼 있지만, 기본적으론 기호학자이고 게다가 소설가이다. 아마 러시아에서 이런 류의 투표를 했다면, 촘스키를 거뜬히 따돌렸을지도 모른다. 정치비평서들이 일부 '전문서'로 소개돼 있는 촘스키와는 달리 에코의 경우는 소설과 문학비평서, 중세미학연구서 등이 시리즈로 번역/소개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러시아보다 국내에 더 많은 '에코'가 나와 있다(그의 '조이스'론이 소개되지 않은 게 아쉽지만). 거의 '에코 천국'이라고 할 만큼.

 

 

 

 

국내의 에코 전문출판사로는 열린책들과 새물결을 들 수 있는데, <움베르토 에코 평전>(2004)는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에코 붐'을 만들어낸 건 물론 그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열린책들, 초판은 1986)이다. 이 작품에 대해서는 에코 자신이 쓴 <장미의 이름 창작노트>(열린책들)와 이윤기 선생의 번역을 교정해준 것으로 잘 알려진 강유원의 <장미의 이름 읽기>(미토, 2004)가 부수적인 참고문헌이 된다. 개정판도 갖고 있지만 내가 읽은 건 <장미의 이름> 초판이며, 작년에 러시아어본도 구해왔기 때문에 나중에 개정판으로 한번 더 읽어볼 생각인다(<푸코의 진자> <전날밤> <바우돌리노> 등의 다른 소설들은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만 하도록 한다). 모두가 알 만한 사실은 <장미의 이름>이 장 자크 아노에 의해서 영화화됐다는 것(숀 코너리와 크리스천 슬레이터 주연). 그리고 대부분이 모를 만한 사실은 <장미의 이름>이 다른 역자에 의해서도 번역됐었다는 것. <장미의 이름으로>(우신사, 1986). 프랑코 모레티의 표현을 빌면 번역 또한 '도살장'이어서 살아남는 번역은 몇 안된다. 

 

 

 

 

자신의 최초 전공이기도 했던 중세미학에 관한 책으론 <중세의 미와 예술>(열린책들, 1998), 기호학자로서 명망을 얻은 책으로 <기호학과 현대예술>(열린책들, 1998)이 국내엔 소개돼 있다(<기호학과 현대예술>은 불어본의 번역이고, 영어본 번역은 <기호학이론>(문학과지성사)이다. 이 국역본보다는 영어본이 훨씬 읽기 쉽다). 기호학자로서의 출세작 <기호학 이론>의 속편에 해당하는 <칸트와 오리너구리>(열린책들, 2005)에 대해서는 한번 소개한바 있으므로 생략하고, 대신에 추천할 만한 것은 에코가 공저한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인간사랑, 1994). 역자가 에코의 제자이다. 에코 기호학에 관한 국내 연구서로는 박상진 교수의 <에코 기호학 비판>(열린책들, 2003)이 유일하지 않나 싶고,  김성도 교수의 <하이퍼미디어 시대의 인문학>(생각의나무, 2003)에는 에코와의 대담이 실려 있다. 좀 특이한 책으론 에코의 축구광적인 면모를 기호학과 엮은 <움베르토 에코와 축구>(이제이북스, 2003)가 있다.

 

 

 

 

에코는 잡지에 기고하는 짤막한 에세이로도 유명한데, 국내엔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열린책들, 1995)으로 또 흥행몰이를 했다.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열린책들, 1999)은 그 책의 개정증보판이다. 이후에도 물론 열린책들에서는 그의 에세이집들을 꾸준히 내고 있으나 내가 사거나 읽지 않았으므로 언급을 자제하겠다. 에코의 에세이들에 비교적 일찍부터 눈길을 준 출판사가 새물결이고, <포스트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1993)을 시작으로 댓 권을 연이어 출간했었다. 얼마전에 그 책들이 재출간됐다(일부는 독일어판의 번역이다). 이 정도면 에코는 촘스키 뺨치는 지성인이다.  

3위는 리처드 도킨스(영국). 아마도 우리 시대의 가장 유명한 생물학자일 듯하지만, 도킨스가 그래도 3위에 오를 줄은 미처 몰랐다. 영국에서의 대중적 인기를 짐작하게 한다. 도킨스에 관해서는 여러 번 소개한 바 있지만, 이 자리에서 다시 간단하게 훑어보기로 한다.

 

 

 

 

국내에 제일 처음 소개된 도킨스의 책은 <이기적인 유전자>(두산동아, 1992)이고, 그의 책으로 내가 제일 처음 읽은 책이다. 물론 그때 도킨스란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는 막연하게 '이타적 행위'라는 게 모종의 심리적/도착적 만족감을 주는 '이기적 행위'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는데, 늘 그렇듯이 서점을 두리번 거리던 차에 <이기적인 유전자>란 책이 눈에 띄었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그리고는 '유레카!'(우리식 버전으론 '심봤다!') 이후에 원서의 개정판을 옮긴  <이기적 유전자>(을유문화사, 1993)이 출간됐고, 절친한 친구는 나의 권유에 따라 그 책을 읽고서 '유레카!'를 복창했다(그는 한동안 나만큼 도킨스를 욹어먹고 다녔다). 지금의 <이기적 유전자>(2002)는 보다 세련된 장정을 하고 있는바(표지의 진화과정을 보여준다), 이름하여 '고전100선'이요, 대학생/청소년 필독서이다.    

 

 

 

 

이후 도킨스의 주저라고 할 만한 책으론 <눈먼시계공>(민음사, 1994)과 10년만에 재간된 <눈먼 시계공>(사이언스북스, 2004)이 있다. 작년에 나온 <확장된 표현형>(을유문화사)은 내가 원서까지 사둔 책이지만 아직 읽지 않았으므로 감동을 적기는 어렵지만, 하여간에 다른 책들은 두말 하면 잔소리다. 최신간인 <악마의 사도>는 이전에 소개한바 있듯이 주로 칼럼모음집인데, '인간' 도킨스의 체취를 가장 강하게 내뿜는다. 도킨스 다이제스트를 원하는 독자라면 <도킨스와 이기적 유전자>(이제이북스, 2002)를 보셔도 좋겠다(다이제스트라 감질이 나겠지만).

 

 

 

 

세계석학 30인과의 대담집 <미래는 어떻게 오는가>(가야넷, 2000)에는 촘스키와 에코는 물론 도킨스와의 대담도 실려 있다(지젝도 들어가 있다!). 내가 감히 사두지 못한 <사이언스북>(사이언스북스, 2002)에도 도킨스는 (당연히) 공저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내 기억에 존 브로크맨이 편집한 <제3의 문화>(대영사, 1996)에서도 도킨스를 읽을 수 있다. 그의 호적수였던 스티븐 제이 굴드와의 비교는 <유전자와 생명의 역사>(몸과마음, 2002)를 참조할 수 있다.

4위 바츨라프 하벨(체코). 이 리스트에 들어 있는 유일한 동유럽 지식인. 직업은 극작가이자 정치인으로 돼 있는데, 대통령을 역임한바 있으니 저명한 인사이지만 국내에는 별로 연고가 없는 듯하다.

 

 

 

 

뒤져보면 하벨의 책으론 <대통령의 꿈>(들꽃세상, 1992)이 처음 소개됐었고, '하벨 대통령의 자유를 위한 투쟁과 사상'이란 부제의 <프라하의 여름>(고려원, 1994)과 드라마 <청중>(예니, 2000)이 소개돼 있는 정도. 동구권 희곡모음집인 <탱고 外>(현대미학사, 1994)에도 <도시 재개발 계획>이라는 하벨의 작품이 들어가 있긴 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의 지역적 편향성 때문에 러시아/동구권 지식인들에 대한 소개/이해는 턱없이 부족한 편. 멋쩍은 김에 하벨의 나라 체코에 대한 안내서 두 권 정도만을 적어두기로 하자. 체코 문학 전공자인 김규진 교수의 <체코 문화>(한국외대출판부, 2000), 그리고 체코 여행 가이드북 <체코>(휘슬러, 2005).

5위 크리스토퍼 히친스(영국). 직업은 정치평론가라고 돼 있는데, 톱10의 지식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생소한 인물이다. 나의 견문이 짧은 것인가 하고 검색해 보았더니, 국내에 소개된 건 <키신저재판>(아침이슬, 2001) 달랑 한 권이다. 하면, 나의 '무식'을 탓할 수는 없는 것. 도서관에서 다른 책들을 검색해 보니까 <선교사의 입장: 마더 테레사의 이데올로기>(1995)란 책이 있고, 에드워드 사이드와 공저한 <희생자를 탓하기: 사이비 학문과 팔레스타인문제>(1988), 아담 바르토스란 이와 공저한 <국제 영토: UN, 1945-95>(1994) 등의 저작을 갖고 있다. 아마도 영국의 영향력 있는 정치평론가인 모양(우리의 경우라면 누구를 들 수 있을까?).  

 

 

 

 

6위 폴 크루그먼(미국). 내가 이름을 아는 몇 안되는 현역 경제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최근엔 反부시 진영의 대표적인 논객이며(뉴욕타임즈에 칼럼을 쓴다) 해마다 노벨경제학상 후보에 오르고 있다고. 촘스키와 함께 MIT에 몸담고 있고, 1953년생이니까 나이도 비교적 젊다.

 

 

 

 

그의 책으론 <경제학의 향연>(부키, 1997)이 유일하게 내가 갖고 있는 책이다. 그가 공저처럼 돼 있는 <복잡계 경제학2>(평범사, 1998)도 갖고 있었지만 지난번에 책정리를 하면서 <복잡계 경제학1>과 함께 쓰레기장으로 갔다. 아마도 그 책의 주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 <자기 조직의 경제(Self-organizing Economy)>(부키, 2002)일 것이다. 제목만으로도 대충 내용을 짐작하게 하는데, '복잡계 경제학 개척자'로도 평가된다는 크루그먼은 이 책에서 "복잡계 경제학의 사고방식과 모델을 다"룬다고. "그는 '불안정으로부터의 질서(order from instability)'와 '불규칙한 성장으로부터의 질서(order from random growth)'라는 자기 조직화의 두 원리가 어떻게 도시의 형성과 기술 집중 및 경기 순환 등 제반의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지를 증명한다." 

 

 

 

 

'자기조직계'에 대한 책들이 한동안 붐을 탄 적이 있는데,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카오스: 현대 과학의 대혁명>(동문사, 1993)이 발단이었다(물론 얀치의 <자기조직하는 우주> 같은 신과학 천문학서도 있었다). 이어서 <복잡성 과학이란 무엇인가>(까치, 1997) 등이 나왔고, <복잡계란 무엇인가>, <왜 복잡계 경제학인가> 같은 일본서들이 번역/소개됐다. '복잡계 경제학'에서 크루그먼보다 더 기억에 남는 이름은 '수확체증의 법칙'을 주창했던 브라이언 아서인데, 크루그먼은 이를 더 발전시킨 공로가 있는 듯. 이 '자기조직화'는 문학/예술에서도 많이 나오는 테마이며, 들뢰즈를 읽다가도 종종 마주치는 용어이다. 그러니 나중에 좀더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하는 크루그먼의 나머지 책들이다. 

 

 

 

 

7위는 위르겐 하버마스(독일). 작년 10월에 데리다가 타계하지 않았더라면 당연히 하버마스와 함께 이 명단에 들어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연로한 세계철학계의 원로이지만 하버마스는 언제나 '막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막내였으며(물론 그의 제자들이 2세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1세대 학자들의 파워와 명망에 미치지 못한다) 20세기 독일철학의 막내이다.

 

 

 

 

독일 관념론의 적자를 자처하는 독일의 '괴물' 철학자 비토리오 회슬레(<객관적 관념론과 그 근거짓기>(에코리브르)가 지난 여름에 출간됐었다. 회슬레는 방한강연을 가진바 있으며 그때의 인연으로 한국여성과 결혼했다)가 꼽은바, (거명 당시에 생존하고 있던) 20세기 최고의 독일 철학자는 바이스체커, 가다머, 칼-오토 아펠, 하버마스 4인이었다(거기서도 하버마스는 가장 '젊은' 철학자였다).

 

 

 

 

하버마스의 책들은 국내에 '충분히' 번역/소개돼 있다. 물론 질과는 무관하게. 예컨대, 그의 명성을 널리 알린 <인식과 관심>(고려원, 1996)은 오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책이며, 따라서 '대중들'은 읽을 수 없는 책이다. 프랑스의 난다긴다하는 철학자들을 '신보수주의' 철학자로 몰아세우며 그의 '거장적' 면모를 부각시킨 책이 <현대성의 철학적 담론>(문예출판사, 1994)이다(이 또한 번역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들이 있다). 기억에 그의 교수자격취득논문인 <공론장의 구조변동>(나남, 2001)부터 <소통행위이론1>(의암, 1995, 이건 2권이 아직 번역되지 않은 대표적인 '부실'번역 사례이다)를 거쳐서 <사실성과 타당성>(나남, 2000)에 이르는 주저들은 대부분 국역본을 갖고 있다. 작년만 하더라도 <의사소통의 철학>(민음사)와 대담 <테러시대의 철학>(문학과지성사)가 출간됐다. 하버마스에 대한 국내 연구만 해도 (상대적으로) 차고 넘친다. 그래서?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8위 아마티아 센(인도). 경제학자. 인도 출신으로 199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센의 책들은 수상에 힘입어 바로 출간된 바 있다. <불평등의 재검토>(한울, 1999), <윤리학과 경제학>(한울, 1999)이 그것이다. '경제학의 테레사 수녀'라고도 불린다니까 그걸로도 그의 학문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그런데도 케임브리지대의 교수이다!).

 


 

 

 

센의 신간은 <자유로서의 발전>(세종연구원, 2001)이며, 소개에 따르면 "아마티아 센은 이 책에서 개인을 단순히 분배된 혜택을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하는 능동적인 행위자로 보고 논의를 진행한다. 그리고 국가, 시장, 법 체계, 정당, 언론, 이익단체 등을 포함하는 일련의 사회적 장치들이 개인의 실질적인 자유를 충족시키고 보장하는 데 얼마나 공헌하는가 하는 일관된 관점으로 중국과 인도, 유럽과 미국 등 세계의 다양한 나라들을 검토한다. 이 책은 개인의 자유 속에 정치 참여와 경제 발전 그리고 사회진보의 능력이 어떻게 놓여 있는가라는 물음에 지표를 제시하며, 발전에 대한 보다 넓은 이해를 보여주고 있다."

 

 

 

 

알려진 바이지만, <국부론>의 저자이자 동시에 <도덕감정론>의 저자인 아담 스미스는 도덕철학 교수였으며, 경제학의 두 축은 윤리학과 경제(공)학이다. 센은 거기서 잊혀지거나 간과되고 있는 윤리학의 전통을 경제학에서 다시 되살리고자 애쓰고 있는 것. 이를 테면 '아담 스미스 구하기'이다. 그리고 그게 '나라 구하기'이다, 경제기술자들아! 

9위는 역시나 도킨스의 경우처럼 나를 놀라게 했는데, 미국의 생물/지리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이다. 사실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지만 다이아몬드가 대중적인 인기만큼이나 지식인으로서 대우받는다는 사실 자체는 흥미롭다. 다이아몬드에 대해서는 여러 번 언급한 바 있기 때문에 군말을 덧붙이지 않겠다. 요컨대, '다이아몬드의 모든 책'이며, 그의 최신간 <붕괴: 어떻게 한 나라가 망하는가>가 빠른 시일 안에 번역되기를 기대한다.

 

 

 

 

10위는 인도 출신의 소설가 살만 루시디. 문제작 <악마의 시>로 1989년 이란정부(호메이니)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으면서 더욱 유명해진 작가. 그런 연유로 노벨상을 타기는 힘들겠지만(이번에 터기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파묵이 논란 끝에 수상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전해지지만), 아마도 루시디는 노벨상 수상작가보다 더 유명한 작가일 것이다(루시디의 문학에 대해서는 언젠가 박노자가 한 칼럼에서 비판적인 의견을 제기한바 있다). 그의 작품으론 <악마의 시>(문학세계사, 2001), <무어의 마지막 한숨>(문학세계사, 1996)가 번역돼 있고 <하룬과 이야기바다>(달리, 2005)도 올해 나왔다. 좀 오래된 번역으론 <한밤의 아이들>(하서출판사, 1989)과 <악마의 수치>(청림출판, 1989) 등이 있다.

 

 

 

 

05. 10. 18.

P.S. 이하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7위,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19위에 올라 있다고. 울포위츠를 선정 리스트에 올린 시사'잡지'들의 양식이 좀 의심스럽긴 하다(하긴 '은행' 눈치도 봐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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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물만두 > 플레져님께 알려드리는 추리소설!

우선 저는 시리즈 작가를 제일로 치고요. 그 다음 작가 순으로 봅니다.

기리노 나츠오의 작품은 모두 좋지만 이 작품도 좋습니다만 과도한 잔인함이 싫다시면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시길 바랍니다.

기시 유스케의 작품도 좋습니다. 이 작품 무섭다시는 분이 많은데 무서우시면 <푸른 불꽃>을 보세요.

김성종의 작품 가운데 좋은 작품입니다. 이 작품 외에도 <피아노 살인>도 좋습니다.

딕 프랜시스를 워낙 좋아합니다만 이 작품은 진짜 좋습니다.

필립 말로를 싫어하지만 이 작품은 좋아합니다.

렉스 스타우트의 작품 가운데 이 작품을 고른 것은 < 마술사가 너무 많다>가 이 작품의 오마쥬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와 탐정이 등장하는 작품입니다.

  

로렌스 블록과 매트 스커더 다음으로 좋아하는 로스 맥도널드의 루 아처 시리즈입니다.

미넷 월터스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사라 파레츠키의 워쇼스키 시리즈중 최신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트릭면에서라도 꼭 보셔야 하는 작품입니다. 스포일러 만땅 썼다가 혼난 작품입니다 ㅠ.ㅠ

아이라 레빈의 이 작품을 좋아합니다만 이 작가가 이런 작품을 다시는 안 쓰더군요 ㅠ.ㅠ

앤서니 버클리의 작품 가운데 한 작품입니다. 마치 동서미스터리북스는 모두 읽어라 같습니다^^;;;

이 작품 읽으셨던가요? 좋습니다. 무조건...

절판이라 뺐더니 다시 출판되었어요 ㅠ.ㅠ

 

죠르쥬 심농의 메그레 경감 시리즈는 무조건 읽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콜린 덱스터의 작품도요. <사라진 소녀>가 없다는게 아쉽습니다. 그게 제일 좋은 작품이거든요.

<낯선 승객>보다 단편집을 골랐습니다. 하이스미스의 단편은 늪과 같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요.

뒤렌마트는 읽으셨을 것 같습니다만 아주 좋은 작품이 많죠.

크로프츠의 통은 그 시대 이런 트릭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추리소설이 모두 잔인하고 심각한 건 아닙니다.

특이한 탐정이 등장하죠. 단편집입니다.

이 작품도 좋지만 단편 <두 병의 소오스>가 진짜 좋은 작품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입니다.

어떻게 탐정은 추리를 하는가를 알 수 있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좋습니다. 비트겐스타인 작품 아닙니다.

번역이 이상하다고 하던데 구판은 구하실 수 없을테니 그냥 보세요.

중편 두작품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영화도 좋고 작품도 좋습니다.

영원의 아이를 구할 수 없으니 텐도 아라타의 이 작품을 읽으시면 좋을 듯하지만 거부감이 든다면 패스하세요.

우리나라 작가가 쓴 중세 이슬람 세계의 이야깁니다. 

이 작품을 추리소설로 보기가 좀 그렇겠지만 좋은 작품이라 알려드립니다.

티투스는 정말 너무 많이 얘기를 했네요.

이 작품도 읽으시면 재미있습니다.

빠트릴 뻔한 작품입니다. <화차>가 더 좋지만 이 작품으로 미야베 미유키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마술사가 너무 많다도 SF 추리소설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작품입니다. 재미있으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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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라고 말하기보다는 제가 지금 있는 책 목록 중에서 생각나는데로 뽑았습니다.

한글 파일을 이용해서 소장하고 있는 것과는 다릅니다.

그리고 최대한 절판이나 품절도서는 포함시키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 사이 어찌됐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그냥 추리소설이면 다 좋아라하기 때문에 왠만하면 다 좋다고 하는 편입니다.

무엇보다 몇 권 읽어나가시면서 스스로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읽다보면 누구는 최고라고 해도 본인은 아닌 경우도 있고 누구는 별로라고 했지만 자신에게는 좋은 작품인 경우가 있으니까요.

그건 님께서 잘 아실테죠.

많은 작품들이 서로 겹칩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 코넌 도일, 엘러리 퀸의 작품은 뺐습니다. 이건 기본이거든요.

그리고 저 작품 중에 포함 되지 않았지만 좋은 작품들도 많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어디에서는 좋다고 했는데 빠진 작품도 혹 있을 겁니다.

제 기억력의 한계입니다.

에드 맥베인의 작품은 뺐습니다. 경찰소설은 아마 대부분 안 넣었을 겁니다.

관심있으시면 헤닝 만켈이나 에드 맥베인의 작품들을 보세요.

작가의 작품 가운데 한 작품씩만을 넣었고 시리즈는 몽땅 넣었습니다.

그 점 감안하시고요.

최근 작품 가운데 안 넣은 작품도 많습니다. 아시리라 생각해서 뺐습니다.

좋은 많은 작품들이 볼 수 없다는 점이 좀 안타깝습니다만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겠지요.

저는 베스트 작품이 그때그때 달라서요 ㅠ.ㅠ

개념없이 추리소설이라면 헤벌쭉이라는 걸 감안하셔서 꼼꼼히 살피시고 읽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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