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라이 아닌 호라이 호랑이 아닌 호라이

호라이호라이 ㅣ 사계절 그림책
서현 지음 / 사계절 / 2021년 7월

<호라이호라이>, 형제책인 <호라이>와 함께 할 말을 잃게 만드는 책입니다.

읽을 때마다 머릿속에 수많은 물음표와 느낌표가 가득차게 만들죠.

그래서인지 누군가에게 이 책을 추천하려 해도 말을 아끼게 됩니다.

그냥, 일단 읽어 보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어요. 읽어 보면 알게 될 테니.

호라이는 무엇일까요? 

계란일까요? 계란후라이일까요?

아니면 달, 태양, 모자, 눈동자, 우주선, 외계인,

어쩌면 우리의 꿈 속 무의식일지도요.

서현 작가님의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대체 이분의 상상력은 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 걸까 덜컥 겁이 나기까지 합니다. 

반들반들 동그랗고 연약한 호라이가 동지들(!)을 모아 반란을 일으키고

우주로 날아가 지구를 호라이로 만들어 먹어 치워버립니다.

사실 지구도 달도 토성도 목성도 모두 신의 냉장고에 든 계란,

결국 그 속의 호라이였던 거예요. 

호라이는 무엇일까요?

특별 부록으로 수록된 네 컷 만화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네 컷 만화는 작가님이 얼마나 유머 감각으로 가득찬 분인지 보여주는 예고편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작은 쪽지를 보고 앞으로 이 분의 이야기는 전부 챙겨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얼마전 여기에 등장한 호랑이에 대한 책도 나왔죠! 얼마나 반가웠는지요.

의심의 여지 없이, 서현 작가님은 이 시대 가장 주목할 만한 한국 그림책 작가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