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공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학생 시절, 춤을 좋아하고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기를 즐겨했던 ‘모리’는 ‘나’의 교수님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나’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음 맛보는 좌절감에 힘들어했고, 그 후 16년 동안 대학교 시절에 친했던 사람들과는 연락을 끊고 다른 직장인들처럼 일만 파고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가 TV쇼에 출연하는 것을 보고 다시 그를 찾은 ‘나’는 화요일마다 ‘모리’와 대화를 나누며 자신이 잃었던 진정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아이 때와 죽어갈 때 외에도, 즉 그 중간 시기에도 사실 우린 누군가가 필요하네.” 이 구절이 나에게 얼마나 다가왔는지는 하나님만이 아실 것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우리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의식주와 더불어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은 다른 인간들과의 애정을 나누는 것이고, 그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많은 외로움을 느낀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들이 일어나 굉장히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인데,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 것 때문에 너무나 놀랐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다른 사람들과의 애정나누기를 거부하고 부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본능을 인간이 부정하다니,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학교에서 우리 사회의 이기심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라지고 있어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배웠지만, 예전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은 모두 서로에게 끊임없는 애정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나 자신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애정을 주고받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어떤 사람들은 애정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고 거부하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애정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반항하지만, 사실은 너무나 큰 애정이 결핍되어 애정 받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들은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을 줄 수 있는 데로 주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 것은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중 최고의 가치를 지닌 일이다.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은 종종 눈을 감고 뒤로 넘어지면 다른 사람이 받아주는 게임을 한 적이 있었는데, ‘모리’도 학생들에게 그 놀이를 하도록 시켰었나 보다. 그 놀이를 성공한 여학생이 나타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믿을 수 없을 때, 느껴지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을 믿게 만들려면, 여러분 역시 그들을 믿고 있음을 느껴야 합니다. 여러분이 어둠 속에 있을 때조차도 말입니다. 여러분이 뒤로 넘어지고 있을 때에도...”

 우리나라에는 ‘눈 감으면 코 베어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특히 다른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쉽게 가지 않는다. 사기, 보증, 성폭행에 관한 범죄들 중 많은 부분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작게는 경제적으로, 크게는 인간적으로 발전하려면 높은 신뢰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서로 믿음이 있고, 또 그 믿음을 배신하거나 배신당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나는 “미치, 만일 저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고 애쓰는 중이라면 관두게. 어쨌든 그들은 자네를 멸시할 거야. 그리고 바닥에 있는 사람들에게 뽐내려 한다면 그것도 관두게. 그들은 자네를 질투하기만 할 테니까. 어느 계층에 속하느냐로는 해결이 되지 않아. 열린 마음만이 자네를 모든 사람 사이에서 동등하게 해줄 걸세.”라는 모리의 말을 여러분에게 던져주고 싶다. 이 문장에는 너무나 많은 뜻이 담겨있기 때문이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관점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전체적인 주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나에게 와 닿았던 부분을 소개했다. 이 책의 독자로는 40대의 과거를 조금 후회스럽게 살았던 사람들이 적당할 것 같다. 모리가 말하는 인생은 나의 17년 인생과는 조금 멀게 느껴졌고, 현실감과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리’는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고, 다른 독자들에게도 각자의 시각으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