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3
서머싯 몸 지음, 송무 옮김, 나현정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본론에 앞서, 먼저 이 질문을 던져본다. 당신에게는 확실한 꿈이 있는가? 만약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자신이 있는가? 만약 버릴 수 있다면,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만약 모든 사람들이, 심지어 가족들마저 당신의 꿈을 비웃고 험담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곰곰이 고민한 후 그 생각을 정리해서 써보고, 한 번 더 읽어보자. 그리고 <달과 6펜스>의 첫 장을 넘겨보자.

 스트릭랜드는 중년의 남자로 조용하고 내성적이다. 그에게는 매력적이고 헌신적인 부인과 귀여운 아이들, 그리고 사회적 지위와 다른 사람들로부터의 인정이 있었고, 모두는 그가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생각 하나 만으로 집을 떠나 파리에 정착하게 된다. 몇 년 동안 파리에서 그림을 그린 후, 타히티 섬에서 아타를 만난 그는 평생을 그 곳에서 살며 그림에 전념하다 문둥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스트릭랜드의 인생은 나에게 강렬한 느낌, 설명하기 힘든 깨달음을 주었다. 먼저 그의 꿈. ‘나’도 말했었지만, 스트릭랜드는 아버지의 반대나 가족부양 등의 여러 가지 이유로 자신의 꿈을 보류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꿈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었으며, 결국 그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파리로 떠나버린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스트릭랜드가 과연 화가가 될 필요가 있었을까? 그에게는 가족과 사회적 지위, 그리고 다른 이들이 부러움이 섞인 눈길 등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직업도 좋았고, 재산이야 노력하면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그가 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가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나 컸다. 다른 사람들의 눈초리와 명예에 먹칠을 자초하는 셈이지 않은가.

 그가 모든 것을 버리고 간 이유는, 꿈에 대한 열정이 다른 어떤 것 보다 컸기 때문이다. 내가 스트릭랜드 였다면 꿈을 포기 했을 것이다. 왜? 내 꿈을 향해 달려가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잃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들을 잃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또 두렵기 때문이다. 나의 사회적 지위, 명예보다도 주변 이들의 시선이 두렵기 때문이다. 나는 당연히 인정받고 싶다. 다른 이들보다 더 행복하게, 더 잘 산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것들은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스트릭랜드 였다면, 그가 내린 결정과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까?

 스트릭랜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쨌든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견디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는 문제가 되지 않아요. 우선 헤어 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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