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딥스 ㅣ 행복한 육아 15
버지니아 M. 액슬린 지음, 주정일.이원영 옮김 / 샘터사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정말 좋은 책이다. 내가 감동받아서 운 정말 몇몇 책들 가운데서 1위와 맞먹을 만큼 좋은 책이다. 물론 이 책은 나를 울리지 않았고,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어 눈이 빨개지게 만들지도 않았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뭐랄까, 어떤 평범하지 않은 감동이 나를 마구 찌르는 듯 하다.
딥스는 참 이상한 아이다. 천재보다, 아니 영재보다 뛰어난 부모님과 그의 어머니가 항상 강조하는 완벽한 아이인 동생 도로시와 함께 크고 웅장한 저택에서 호화롭게 사는 5살 꼬마 남자아이이다. 하지만 그는 이사에게 압력을 가해 입학시킨 영재 유치원에서 이상한 행동, such as not playing with the other friend or pretend reading books stuff을 해 모두들 안쓰럽지만 지친 눈길로 그를 포기하려는 시점에 A선생님께서 나타난다. 어머니와의 면담을 한지 4주 후부터 매주 목요일 마다 1시간 씩 딥스를 놀이치료하기로 한다. 딥스는 유일하게 자신과 A선생님만이 있는 놀이방에서(물론 벽 너머 사람들은 제외) 놀면서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유치원 아이들, 엄마, 할머니, 동생, 그리고 아빠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모두들 문제는 딥스에게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가 헤다 선생님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누가 알았겠는가? 완벽하고, 우아하고, 품위있고, 거기에다 모두가 인정하는 대단한 부모의 마음속에 단단하게 비수가 박혀있었다는 것을. 그들의 어린시절은 모두가 인정하는 자랑스러운 것이지만, 정작 모두가 갖추고 있는 것들을 포기했다는 것을.
딥스의 어머니의 어린시절은 분명히 대단했을 것이다. 모두가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했으며 우러러 보았겠지? 하지만 그 사람들 가운데 있는 완벽한, 아니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그녀는 알고 있었다. 자신이 불행하다는 것을. 그녀를 둘러싼 사람들은 모두 갖고 있었고,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자신이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포기한 그 것을. 그래서 그녀는 더욱 학문에 매달렸고, 그 것을 자신의 방패막이라고 내새웠지만, 결국 언젠가는 패배할 것이고 이미 싸움에서는 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럼으로써 그녀는 이미 진 싸움 가운데서 승리를 했다고 믿으며 의지하고 있었다. 바람이 한 번 불면 꺾어질 그런 무기를 들고 말이다.
딥스는 달랐다. 그의 집에는 그의 천재적인 뇌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발달하게 만들어 줄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것들은 그를 어느 정도 만족하게 만들어 주었고, 그의 어머니도 그 하나를 의지하면서 계속 강요했다. 하지만 과연 학문적인 것들이 5살짜리 아이에게 중요할까? 그들의 부모에게는 중요하게 여겨졌을지 몰라도, 어린 아이에게는 그 모든 것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사랑이었다. 그의 부모들조차 포기해 버렸지만, 그는 반항을 했다. 다른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 그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A선생님은 애정을 이해와 엮어 아이를 돌보았기 때문에 굳게 잠겨있는 문을 열수 있는 키를 주었고,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좌물쇠를 풀었다. 아니, 고민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한 감정을 해결한 것이다.
“지금은 이른 아침입니다. 큰 딥스가 유치원에 갑니다. 유치원에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이 작은 애는 작은 딥스입니다. 이 소년은 몹시 아픕니다. 병원에 갔는데, 점점 녹아 없어집니다. 점점 줄어들어서 마침내 없어져 버립니다. 작은 딥스는 이제 없어졌습니다. 그러나 큰 딥스는 아주 크고 힘세고 용감합니다. 겁내지 않습니다.” 그는 그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