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키호테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18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김정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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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년에 기사도 책에 푸욱 빠져 책을 사는 데에 전 재산을 쏟아 붇는 돈키호테라는 귀족이 있었다. 어느 날, 기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그는 착하고 둔한 농부인 산초를 꼬드겨 편력 기사가 되었다. 사랑하는 둘시네아 공주님을 구하고 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곳저곳 다니며 전투를 하는 그의 이름은 사람들에게 널리 퍼져 나갔다. 그러나 어느 날, 하얀 달의 기사에게 패배하고 마을로 돌아온다. 유언을 남긴 그는 정신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진지 사흘째 되는 날, 결국 산초가 보는 앞에서 숨을 거둔다.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라면 사회시간에 들어봤을 법한 책 ‘돈키호테’는 배경지식을 모르면 이상한 이야기로 낙점될 수 있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은 사회책에 쓰여 진 한 문장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의 세르반테스는 풍차를 괴물이라고 여겨 공격하는 정신 나간 기사 돈키호테와 그의 부하 산초를 주인공으로 삼아 중세의 기사를 조롱하였다’

 돈키호테는 어떤 면에서 그냥 미치광이 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여관의 주인이 성의 영주라고 생각해 그에게서 기사 작위를 수여받는다. 그 후로 풍차를 거인으로, 수도사를 악마로, 양떼를 전사들로 여겨 공격한다. 또 못생긴 여자들을 아름다운 귀부인들로 생각해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 바라보면 그는 진정한 기사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가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풍차나 여관을 착각하는 것은 확실히 정상이라 여길 수는 없다. 그렇지만 그는 기사처럼 여자들을 구하려고 애썼고(구할 필요가 없었지만),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했고, 자신을 모욕하고 바보취급 하는 사람에게는 상대가 누구든지 용감하게 달려들었다.


 세르반테스는 이 책을 기사들을 조롱하기 위해서 썼다. 그리고 돈키호테가 죽을 때 이성을 되찾고 ‘기사노릇에 미쳤을 때를 잊어 달라’라고 말함으로써 결국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내게는 왠지 다른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기사가 되려면 진짜 기사가 되어라, 돈키호테처럼. 명예와 권력, 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 용기를 갖추려고 노력하는 그런 기사가 되어라.

 

 우리는 기사가 될 수도 없고, 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이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부와 권력만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서 오직 사랑을 위해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되자. 세르반테스가 우리 세대였다면 그런 뜻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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