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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를 잡자 - 제4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18
임태희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6월
평점 :
표지부터 올라오는 으스스함.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 흠짓 놀랐다. 빨간색과 검정색, 이 두 색은 마치 시체의 검은 눈동자와 빨간 피를 나타내는 듯 진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검은 눈동자와 빨간 피, 그것은 아이의 것이었다.
진주홍은 아이를 쥐라고 표현했다. 담임선생님은 그것을 알고 있었으나 모르는 척 했고, 엄마도 그것을 알고 있었으나 두려워했다. 쥐는 진주홍의 배에서 6개월이나 자랐고, 그녀가 흘릴 피를 흘리지 않게 했다. 그리고 진주홍은 그 쥐를 죽였다. 배 속에서 토막 난 쥐를 본 그녀는 자살했다.
미혼모,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부분이 그들을 피하고 욕하며 손가락질한다. 심지어 자신이 원하지 않았는데도 강제로 당한 사람들까지도 비난을 받는다. 다른 나라들은 그들을 감싸고 보호해주며 사랑으로 돌보아준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그들을 욕하고도 고개를 빳빳하게 들 수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흔하다, 우리나라에서.
강제로, 혹은 자신의 의지로 아이를 가진 중고생들의 87%는 낙태를 결심한다고 한다. 아이를 돌볼 자신이 없어서, 나이가 너무 어려서, 주변 사람들의 눈이 두려워서, 창피해서... 이유야 많지만 결과는 하나다. 그들은 살 권리가 있는 한 사람을 죽인다. 그래도 남들의 눈을 피할 수 없는데... 죄만 짓는 건데... 우리들의 입이 그들의 목을 죄인다는 것을 기억하자.
“거친 세상일지언정 한 사람이 태어나 제 코로 숨을 쉬고 제 발로 걸어 볼 기회를 빼앗은 죄. 얼마나 큰 죄인지..... 사지가 벌벌 떨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