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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교과서, 영화에 딴지 걸다 ㅣ 생각이 자라는 나무 7
이재진 지음, 윤장로 외 감수 / 푸른숲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나는 이런 종류의 책들을 별로 반기지 않는다. 아니, 않았다. 내 머리는 이과보다는 문과쪽으로 더 발달되어있기 때문에 이런 책들을 읽을 때마다 지끈거린다. 아니, 지끈거렸다.
처음 이 책을 열고 보았을 때는, <로보트 태권V>밖에 보지 못해서 너무너무 지겨울 줄 알았다. 밤에 잠깐 맛보기로만 볼 생각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았다. 건성건성 읽으면서 “도대체 로보트 태권V의 키와 몸무게가 나와 무슨 상관일까”라는 생각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부정적이었던 것 같다. 다른 책들과 똑같은 취급을 하다니!
하지만 오늘 아침 독서시간에 두 번째 영화 <다이하드3>를 보면서 “어, 이 책은 좀 괜찮네? 꽤 재밌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세 번째 영화 <그림 형제>를 보면서 “와 진짜 웃긴다. 하긴, 동화는 좀 말도 안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삼 느낀 한 가지, 책의 주제가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내용은 전혀 다를 수 있다.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는 <시실리 2km>,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이 낸 문제를 시도했다가 쓴 맛을 본 나로서는 새로운 기회였다. 한 두 번은 실패, 계속 시도하다가 마지못해 뒷장을 넘기니 조건에서 찾을 수 있는 답을 알게 되어 결국 30분 만에 끝까지 풀게 되었다. 이제 전 세계의 2%안에 들 수 있을 것 같다(무슨 말인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가 수학논술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느꼈다. 한 영화에 한 편씩은 꼭 삽입되어 있는데, 굉장한 도움이 되었다. 나는 지금까지 대학입시 시험에 수학논술의 주제가 이토록 놀랍고 재미있는 줄은 꿈에도 꾸지 못했다. 수학논술은 창의력이 꼭 필요할 것 같다.
5갤런 물통에 4갤런의 물을 채워 넣는 방법, 불량품 다이아몬드를 고르는 방법(나도 새로운 방법을 하나 고안했는데, 책에 쓰여 있는 방법보다 복잡하다), 라푼젤이 갇혀있는 탑의 높이, 무한개의 호텔 방에 졸리 언니와 조폭들이 간편하게 들어갈 수 있는 방법 등, 정말 환상적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과학이나 수학에 관한 책들은 표지만 보고 쓰윽 밀어버렸던 나의 행동을 후회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흥미롭고 새로운(제일 중요하다!) 내용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