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약속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32
제클린 우드슨 지음, 서애경 옮김, E. B. 루이스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1년이 지났어요.

 아름다운 눈이 오던 날 받은 편지는 아직도 내 책상 서랍이 있지만,

 눈보다도 비보다도 더 사랑하는 우리 엄마는 아직도 우리 집에 오지 않았어요.

 하지만 편지를 한 통 보냈지요.


  사랑하는 우리 아가, 잘 지내고 있니? 엄마는 잘 지내고 있단다.

  요즘은 스미스씨네 댁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어.

  엄마의 특별한 요리 메르카노를 기억하니?

  이곳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요리하는데, 아이들은 깜짝 선물이라고 불러.

  왜냐하면 어느 날 갑자기 식탁에 오르기 때문이야.


 엄마는 그 곳에서 행복하다고 했어요.

 하지만 할머니와 나와 우리 집이 그립다고 했죠.

 그리고 내 고양이 푸르풰도 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비록 벼룩을 조심하라고 하시기는 했지만요.

 나는 엄마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엄마, 안녕하세요? 편지를 받았을 때에는 너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어요!

  꼭 1년 만에 온 편지에요.

  제 생각에는 이 편지도 깜짝 선물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엄마,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이제 우리 집에 오면 안 될까요?

  엄마에게 할 말이 너무 많아 편지에 쓸 수가 없어요. 아빠가 돌아왔어요.


 나는 일부러 아빠에 대해 많이 쓰지 않았어요.

 모든 이야기를 엄마가 알게 된다면, 집에 올 필요가 없어지잖아요?

 나는 우체국에 편지를 부쳤어요. 며칠 후에는 엄마가 편지를 받고 집에 오겠지요.


 엄마가 집에 왔어요!

 눈이 쏟아 내리던 어느 날 밤이었지요.

 그날도 역시 스튜를 먹고 창가에서 할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했죠.

 왠지 마음에 들떠 혼자서 수다를 떨다가 잘 시간이 되어 일어나려고 하는 데,

 갑자기 문이 열렸어요. 할머니와 나는 얼어붙은 듯이 서있었어요.


 발소리가 거실을 지나 부엌으로 들려왔어요.

 무언가 무거운 것이 바닥에 놓여지는 소리,

 코트를 벗고 옷걸이에 거는 소리,

 부엌으로 걸어오는 소리.

 그리고 할머니와 나는 보았어요. 더 홀쭉해졌지만 왠지 달라 보이는 엄마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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