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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암리를 아십니까 ㅣ 책읽는 가족 53
장경선 지음, 류충렬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정말 끔찍한 이야기이다. 작년이었던가, 사회 책에서 일본군이 마을 사람들을 교회에 가두어놓고 불을 질러 죽였다는 이야기를 보았다. 그 때는 그다지 무섭거나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한 장의 반도 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몸서리가 쳐졌다. 순진한 마을 사람들을 속여 교회에 가두고 불을 질러버리다니... 그 때 이 이야기를 읽고도 그냥 담담했던 내가 이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기적이지만 다행스럽다고 생각했다. 내가 이 시대에 태어나 이렇게 태연하게 리뷰를 쓰고 있는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일본인들이 악마같다. 인간도 아니다. 다른나라를 36년 동안 지배한답시고 괴롭혔으면 더 이상 바라것도 없겠다. 어떻게 사람들을 태워 죽일 수 있을까. 그러고도 자신이 훌륭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함께 일하던 사람을 태워 죽이고도. 같은 민족을 태워 죽이고도.
방금 전에 신문을 보았다. 대문짝한 기사가 실려 있었다. 유괴범이 9살 남자아이를 납치해 돈을 받기 위한 협박용으로 목소리를 녹음한 후, 줄에 묶어 강에 던졌다고 한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힘들었을까... 겨우 9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아직 못해본 것도 많은데...
정말 울고싶다. 이 책을 보고, 이 신문을 보고 정말 울고싶다. 정말 울고싶다. 나라를 찾겠다고 했다가 죽은 사람들도, 죄없이 납치당해 죽은 아이들도 너무 불쌍하다. 다시는 이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있어서도 안된다. 정말, 너무 슬프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내가 자랑스럽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내가 부끄럽다. 나는 자랑스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