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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내 자신이 무척 이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내 자신을 어느 누구보다도 더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남이 알고 있고 기대하고 있는 내 모습을 내가 잘 알고 있을 뿐이다. 타고난 재주에 속도 깊고 남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집안의 아들 노릇을 할 든든한 딸자식. 그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그러니 남들의 기대를 어기고 자신의 모습이 망가지는 걸 보이고 싶지 않은 욕망도 결국 이기적인 것인지 모른다. 나는 내 조건들과 남들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사람들에겐 자신만의 굴레가 있고, 또 함부로 벗을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어렴풋이 느껴졌다.
"어머니, 혹 저로 인해 어떤 인생이 망가진다면 그 죄를 어찌합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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