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산 대교북스캔 클래식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오현수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빨간머리 앤'으로 유명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작품인 '사랑의 유산'은 유쾌한 삶과 사랑에 관한 보고서이다. 요즘 세상에서는 보기 힘든 많은 일족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었는데 작가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시종일관 따스하고 유쾌하다. 그리고 중심인물이 있긴 있지만 많은 등장인물들에게 하나같이 따스한 시선을 보내고 공평하게 대한다. '사랑의 유산'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은 제각각의 개성을 지니고 마치 우리 주위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인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작가인 몽고메리의 탁월하고 맛깔스러운 능력 때문일 것이다.

 

다크 집안과 펜할로우 집안은 오랜 세월동안 통혼을 해 오며 한 일족을 이루어 왔다. 그들 사이에는 가보로 내려오는 다크 단지가 있는데 실제로 뜯어보면 가치가 전혀 없는 낡아빠진 단지이다. 그러나 이들 일족 사이에서는 단지는 신성한 가보이며 이것을 소유하는 사람은 일족들 사이에서의 굳건한 위치와 존경을 받게 된다. 이 다크 단지를 소유하고 있던 베키 아주머니가 죽음을 앞두고 접견하례를 열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베키 아주머니의 유언에 따라 단지의 다음 소유자를 가리는 유예기간을 가지게 되고 사람들은 서로 단지의 주인에 걸맞는 능력을 지니기 위해 힘쓰면서 여러 가지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노처녀, 노총각들은 얼른 결혼을 하려고 서두르게 되고 사이가 좋지 않던 사람들은 사이가 좋은 것처럼 연극하며 욕이 일상생활의 일부이던 사람들은 욕을 하지 못해서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이것이 베키 아주머니가 의도한 일이든 의도하지 않은 일이든 그것은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언뜻 보면 한가지 사건으로만 보이는 다크 단지라는 유산 상속을 통해 다양한 결과들이 파생된 것이다. 예를 들어 서로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원수 보듯 하던 피터와 도나가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고 가이가 로저 선생과 결혼하게 되는 일, 노처녀 마가렛이 오랫동안 바라던 꿈을 이루게 되는 일, 기억을 잃었던 로손이 마침내 기억을 되찾게 되는 일, 10년 간 결별을 해 오던 휴와 조슬린이 결합한 일 등이 그렇다. 별 상관없어 보이는 이 일들이 베키 아주머니가 남긴 다크 단지로 인해 행복한 결실들을 맺게 되고 일족들은 저마다 다양한 결과를 받게 된다. 베키 아주머니가 의도한 바가 아니더라도 이것은 사랑의 유산인 셈이다. 마지막에 달사람에 의해 다크 단지가 깨져 버리는 것도 아주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이만하면 멋지고 완벽한 마무리가 아닌가.

 

모두에게 입바른 소리만 하고 심술궂게 굴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던 베키 아주머니의 마지막 유산은 남은 일족들에게 예상도 하지 않았던 수많은 다양한 결과들을 남기고 끝을 맺는다. 다양한 인연과 사랑과 행복의 결실을 남긴 채 사랑의 유산(다크 단지)은 이 세상에서 영영 사라지면서 자신의 임무를 끝맺는다. 다크 집안과 펜할로우 집안의 많은 사람들이 다크 단지를 손에 넣기 위해 몸부림치는 노력들과 그들 사이의 사랑과 다양한 인연들이 책장을 넘기는 순간마다 웃음을 짓게 만들고 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다양한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주는 웃음, 유쾌한 인연과 여러 사랑의 이야기들. 별 것 아닌 유산 분배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결과들이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다. 몽고메리의 작품이라면 '빨간 머리 앤' 정도만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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