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권리가 있다.이미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 일이다. 삶은 그리 녹록치가 않다.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하는 삶을살아하는 이들이 꽤 많은 이유이다. 많은 사람들이자의든 타의든 혹은 둘다로 인해방황하며 갈피를 못 잡는 주인 없는 삶을 살아간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누구나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되려고 노력한다. 주인공의 자리를 찾았다 잃어버렸다우리는 이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하고그것을 인생이라 부른다. 그렇다면,소년원의 아이들은 어떨까? 스무살이 되기 전부터 그 곳의 아이들은이미 세상의 편견이라는 짐을하나 더 짊어지고 삶을 살아가야 한다. 나라고 편견이 없겠는가...천인공노할 사건들을 일으켜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은 아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년원의 아이들은우리 어른들이 이끌고 보듬어줘야 할 어린 아이들일 뿐이다. 그런 아이들 모두에게'자업자득이다'라고 섣불리 정죄를 내려버리는 것은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여기에 그 곳의 아이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가 있다.일주일에 한 번 아이들에게책읽기를 지도한 한 국어 교사의 이야기이다. 단숨에 읽어내려 갈 수 있었던 이 에세이만의 흡입력은작가의 진심과 사랑이 녹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17살, 18살, 22살...서현숙 작가의 국어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나이이다. 중학교 과정을 이수하지 못해일주일에 한 번 수업을 듣는 이 아이(혹은 청년)들에게그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책을 읽는 내내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누구보다도 열심이었다. 마치 이런 기회가 한 번도 없었던 듯편견없이 다정하게 다가와준 선생님을 그들은 신뢰했다. p 37.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제가 읽은 책의 작가님을 만난 것이요. 그리구 무지 아쉽습니다. 바깥세상에서 김동식 작가님을 만났어야 하는데, 하필이면 소년원에 있을 때 만나서 면목이 없습니다." p 40. "선생님과 만난 지 이제 두달, 수업시간에 떠들고 장난을 쳐도 항상 웃으면서 넘어가주시고, 열심히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볼때는 이런 곳이 아닌 사회에서 뵈어요." p. 56 어른의 역할은 무엇일까.세상과 삶의 이야기를 어린 영혼들에게 들려주는 것도어른의 일 중 하나가 아닐까. 몸도 생각도 덜 여문 사람들을곁에 앉혀놓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 서현숙 작가가 만난 소년원의 아이들은예의로 차릴 줄 알았고, 귀여운 수줍음도 있고앞으로 자신의 미래에 대해 고민도 하는...무엇보다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고 싶어하는 그런 아이들이었다. 읽는 내내마음 한 편에 이미 스스로 주홍글씨를 새긴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우리 어른들이 줄 수 있는 것은사람을 사람 그대로 바라봐주고기회를 주는 너그러움일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소년원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