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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간의 세계 일주 - 모험으로 이룬 행복 ㅣ 쥘 베른의 상상 여행
안토니스 파파테오둘러 지음, 이리스 사마르치 그림, 엄혜숙 옮김, 쥘 베른 원작 / 풀빛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80일간의 세계 일주는 무척 유명하고 친숙한 이야기입니다.
만들어진 영화도 몇 편이 있을 정도니 말이죠.
전 1956년에 만들어진 영화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좋아합니다.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원작 소설은 말그대로 소설이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영화는 눈과 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실감나죠.
그렇다면 이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만들어진다면?
굉장히 다양한 나라가 등장하고
스치고 지나가는 인물들도 많은 이 복잡한 이야기가
그림책 한 권에 담길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그림책 <지구에서 달까지>에서 확인했듯이
이리스 사마르치의 멋진 일러스트는
저의 이러한 기우에 단비를 내려줬습니다.
앞면지에서부터
80일간의 세계일주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꼼꼼하고 정확한 것을 좋아하는
주인공 포그의 아이티너리를 표현한 것이에요.
총 80장의 노트 그림에는
포그가 지나온 나라의 상징과 이동 수단들을 볼 수 있어요.
본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부터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이리스 사마르치는
그림책 <80일간의 세계일주>에서도
풍성한 콜라주 기법을 보여줍니다.
정확함이 생명인 포그가 나오는 장면에는
시계 콜라주가 등장하기도 하고
세계일주계획을 발표하는 장면에서는
커다란 지구본 위에 기차와 배를 배치하기도 했어요.
예쁜 패턴그래픽의 소파 옆에는
실물 의자 사진이 놓여있기도 합니다.
포그가 자주 방문하는 '혁신 클럽'의 서가에는
실제 오래된 백과사전들의 사진이 꽂혀있기도 하고요.
에즈라 잭키츠의 소박하고 정감 가는 패턴 콜라주와는
전혀 다른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듯한 세련됨이 느껴집니다.
2차원의 콜라주가
작가가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얼마나 입체적으로 보여질 수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요.
80일 안에 제대로 도착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포그의 긴박함을 '혁신 클럽'으로 급히 달려가고 있는
하반신만으로 표현한 페이지에서는 저도 모르게 숨이 가빴답니다.
80일간의 일주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하지만 그림책 <80일간의 세계 일주>로 감상한다면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원작이 있는 그림책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가지고 있기에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