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트] 악의 교전 1~2 세트 - 전2권
기시 유스케 지음, 한성례 옮김 / 현대문학 / 2025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스미 세이지. 신코 마치다 고등학교의 영어 선생님이다. 젊고, 유머 있고, 아이들에게 다정한 선생님이다. 아이들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도움을 주는 선생님이라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고 학교 내 다른 선생님에게도 평판이 좋다. 하지만 하스미에게는 남들과 다른 게 있었으니,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스미는 감정의 표정을 학습하고 다른 사람들 모르게 보통 사람들 속에서 살고 있는 사이코 패스다. 문제아를 모아 놓은 2학년 4반의 담임 이기도 하다. 왜 문제아를 이 반에 몰아 놓았을까? 이것도 나중에 보면 다 하스미의 계획으로 보인다. 소설은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거기에 대처하는 하스미의 계획과 실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스미를 좋아하는 야스하라라는 학생을 이용해 학생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학교 곳곳에 도청기를 설치해서 아이들이 이야기를 도청하기도 한다.
1권 앞부분에서 가타기리라는 학생이 나오는데 감이 발달했는지 두려움이 느껴지는 선생님 4명을 꼽는데, 체육선생인 소노다와 시바하라 선생님 스리이 선생님 그리고 하스미 선생님을 꼽는다. 가타기리의 감은 나중에 하스미 선생님을 의심하고 사건에 가깝게 접근하게 된다.
수학여행을 시작으로 가타기리의 의심은 커져가고, 그만큼 하스미 선생님의 살인계획도 대담해 진다. 하스미의 집요하게 계획된 살인과 사건들은 읽는 재미를 준다. 영화와 드라마, 만화로도 만들어 질 정도로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긴장감과 스릴이 느껴져서 페이지를 멈출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봤던 배틀로얄 영화가 생각났다. 소설 종의 기원의 주인공인 유진도 생각났고, 아몬드의 주인공 윤재도 생각이 났다. 감정이 없는 사람의 세계는 어떨지 궁금해졌다. 중간에 짧게 언급하는 문학작품들을 보면 읽어보고 싶은 책도 있었다. 잔인한 장면도 있지만, 스토리가 빨리 진행되서 그냥 쓱 지나치게 된다. 책을 읽고 싶은데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읽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장편을 읽어내는 힘을 주는 책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악의교전 1권
P.94
그때 가타리기는 깨달았다. 학교란 아이를 지키는 성역이 아니라 약육강식의 법칙이 지배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장이라는 사실을……. 여기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오기 위해서는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행운이나 다른 사람보다 빨리 위험을 감지하는 직감, 또는 자신의 몸을 보호할 만한 무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갖춘 능력은 직감뿐이다.
P.142
하스미에게 있어서 신코 마치다의 교사와 학생 대부분은 그저 장기짝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방법으로 조종할지는 신경 써야 하지만. 이 말인즉슨 그 말들은 어떻게든 조종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P.264
하스미는 학창시절에 읽은 레이 브래드베리의 『화씨 451』을 떠올렸다. 유명한 머리말인 ‘It was pleasure to burn’은 일본어로 ‘불꽃은 즐거웠다’ 라고 멋지게 번역되었다. 옛날에 눈앞에서 본 새하얀 불기둥이 선명하게 뇌리에 떠오른다. 불꽃에 휩싸여 미친 듯이 양손을 휘저어대는 그림자. 커다란 소리를 내며 드럼통이 넘어진다. 불꽃은 오렌지색으로 바뀌었다. 그 집을 둘러싼 불기둥은 무슨 색을 띨까? 그 광경을 이 눈으로 보지 못해서 안타깝지만 아침 뉴스를 기대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어딘가에서 「모리타트」의 선율이 들려온다.
P.290 즉, 감정의 이동에는 논리오아 마찬가지로 법칙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인간의 감정은 타인에게 칭찬받고 싶다든가 인정받고 싶다는 기본적 욕구가 그 기초를 이루고, 무시당하거나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면 방어본능이 움직여 공격적으로 변한다.
악의교전 2권
P.120 그동안 하스미는 영어 공부를 위해 읽은 『화씨 451』라는 SF소설을 떠올렸다. 'It was a pleasure to burn' 이라는 첫머리를 나중에 읽은 번역서에서는 '불꽃은 즐거웠다' 라고 번역한 것을 보고 크게 감탄했더랬다.
P.437 그날 밤 하스미가 체포되는 순간 이미 마지막 게임은 시작되었다. 게임의 내용은 하스미가 사형을 당하느냐 당하지 않느냐가 전부다.
이 책은 도서제공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