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못다 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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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얘기지란 생각이 들었다. SF소설인가? 란 생각을 했다. 요즘 인공지능, AI 이런 소설을 많이 봐서 그런건가.

이 소설은 결혼식날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게 되는 줄리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배달되어 오는 아버지의 복제품?? 아버지의 너무나 비슷하지만 6일동안만 작동한다는 아버지가 남긴 밀랍인형을 만난다. 이 아버지인 듯 아닌듯한 인형과의 여정이 시작된다. 몬트리올에서 다시 뉴욕으로 프랑스로 베를린으로. 아버지와 함께 하는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의 여정 중간에 줄리아의 첫사랑인 토마스와 나눈 편지가 나온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줄리아와 토마스의 사랑 그리고 헤어짐. 동독과 서독의 상황들을 보면서 분단의 아픔과 체제안에서겪을 수 밖에 없던 불합리함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했다. 어렸을 때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는 뉴스를 봤던 기억도. 아버지(안토니)는 줄리아와 함께 하는 이 여행을 계획한 이유가 뭘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아버지와의 관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건 어떤 걸까?  어렸을 때 대부분 그렇듯이 우리 아버지도 일하느라 바쁘셨고, 어느 순간부터 사소한 일상을 나누는 것도 어색한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모든 부모는 좀더 가까운 곳에서 이해하고 싶고 지지해주고 싶은 마음이라는 것. 나의 아이가 자란후에 나도 이럴 수 있겠구나 란 마음도 함께.



"참 재미있지 않니? 우리는 수만 가지 이유를 대가며 사랑을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하지. 아플까 두렵고, 언젠가는 버려질까 무서우니 말이야. 하지만 어떠냐, 우리는 인생을 사랑하지 않니? 언젠가는 이 삶이 우리를 떠날 것이란 걸 잘 알면서도 말이다." - P391

"… 그 어떤 부모도 자식을 대신해서 살 수는 없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들이 괴로워할 때 함께 힘들어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지. 그래서 가끔은 직접 나서서 일을 해결하려 하고, 자식들이 갈 길을 더 쉽게 열어주기를 바라기도 하지.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멍청하게 있느니 차라리 자식들을 향한 넘치는 사랑 때문에 서투른 솜씨로 나서서 실수를 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몰라." - P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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