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 한국 KBS, 영국 BBC, 독일 ZDF 방영 다큐멘터리
KBS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제작팀.류종훈 지음 / 가나출판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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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가 책으로 엮였다. 급변하는 정세에 편승하기 위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1년 6개월 이상 걸렸고, 해외 방송사들과도 공조 하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침 좋은 시기를 맞은 듯하다. 



북한을 알기 위해 책은 두가지 키워드를 제시한다. 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파워 엘리트', 경제를 알기 위해 '해외 노동자'.


인상깊은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김정일이 수십 년간의 후계자 수업을 받고 중년의 나이에 정권을 승계받은 반면, 김정은은 김정일의 급격한 건강 악화로 짧은 시간 내에 압축적으로 권력을 승계받았다. 김정일은 그의 사후 김정은 정권을 함께 이끌어갈 조력자들을 요직에 배치한 것으로 보이지만, 김정은 정권 7년 동안 핵심 요직의 거의 모든 인물이 바뀌었다고 한다. 제작팀은 김정은을 북한 최초의 시스템형 지도자로 분석한다. 실무 위주의 인물들을 등용하고, 주로 젊은 인물들을 쓰지만, 노령의 나이여도 능력만 있다면 관계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 알다시피, 북한은 사실상 왕조체제다. 대외적으로 나서지 않는 인물 중 김정은의 이복 누나인 김설송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목한 것은 그녀라는 설이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자리에 보이는 것은 김정은의 친동생인 김여정이다. 김정은 내외를 개방적이고 젊은 통치자 부부로 연출한 것도 김여정이라고 한다. 


정치지도층보다 내 눈길을 끄는 것은 해외 노동자 부분이다. 연구 기관마다 5만 여명에서 12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기도 하는 이들은 북한 경제를 떠받치고 있어 스스로를 '달러 히어로즈'라 부른다고.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히어로즈라는 말이 무색하게 가슴이 미어진다. 가혹한 노동 환경, 그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에 육체는 물론 심리적 고통까지 호소한다고 한다. 심지어 말레이시아의 탄광은 그들의 죽음을 덮고 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1960-70년대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 나아가 특정 국가나 국민이 아닌, 보편적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결국 모든 것은 돌고 돈다. 최소한의 인권,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것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그가 누구든지간에. 


미국의 압박에 따라 해외 노동자 송출이 불가능한 위기가 다가오자, 북한은 스스로를 정상 국가임을 보여줘야 했고, 각국과의 정상회담은 필연적이었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이 됐든, 이 시류 잘 이어져 평화가 이뤄지길 바란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시절은 지난 분위기 같다만, 어찌됐든 평화만은 부디.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 KBS 누가 북한을 움직이는가 제작팀/ 가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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