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예술가를 평가할 때 그런 기술적인 요소들보다도 언제나 나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인간과 세계에 대한 통찰력이다. (굳이 나누자면 기교의 천재보다 인생의 천재를 숭배하고 싶다는 뜻이다.) 그런 통찰력을 갖고 있는 예술가만이 진실한 감정을 창조해낸다. 28쪽

우리는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쉽게 `유죄추정의 원칙`에 몸을 싣는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은 유죄추정의 원칙이 대체로 옳다고 우리를 오도한다는 점에서 혐오스럽다.

좋은 서사는 언제나 한 인간을 이해하게 만들고, 모든 진정한 이해는 성급한 유죄추정의 원칙을 부끄럽게 만든다.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우리는 `롤리타콤플렉스`라는 말을 집어던질 수 있게 될 것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을 새삼 되새기게 될 것이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이다.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대체로 복잡하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132쪽

시는 마음의 투명한 재현을 추구하는 1인칭의 독백이다. 시에 어떤 화자가 등장하건 그는 곧 시인 자신이다. 그러므로 거짓된 삶에서 진실한 시가 나올 수는 없다. 삶과 시는 일치되어야 한다, 라는 명제들이 그 관념을 구성한다.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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