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한 건데?

이 질문이 엘레니를 난처하게 했다. 엘레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 좋으니까.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체스판 앞에 앉을 때마다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그 기분을 묘사했어야 했다. 전투 한복판에 뛰어들어 능수능란한 솜씨와 능력이 인정된 상대방과 맞붙어 싸우기 시작하는 그 순간을 말하고 싶었다. 서로 실력을 겨루는 두 대국자들 사이의 암묵적인 동조와 그들을 나머지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키는 그 묘한 친밀감을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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