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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자살 여행
아르토 파실린나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11월
평점 :
자살여행?
여행이라면 다 귀가 솔깃해 지는 나다. 그래서 뒤에 무슨무슨 여행이라 붙는 것들, 이를테면 사진 여행, 도보 여행, 일주 여행, 자전거 여행 등등. 뭐든 간에 말이다.
근데 이건 듣도 보도 못한 자살 여행이라? 그것도 기.발.한 자살 여행.
어허..
자살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인생이 덧없고 살기가 왜 이렇게 힘들고 퍅퍅한지 콱 죽어버리고 싶다. 그러던 어느날, 신문에서 희한한 광고문구를 접하게 된다. '당신만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과 당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편지를 써라. 우리가 도울 수 있을지 모른다. ....'
엉,, 이게 모지? 무슨 광고가 이렇담? 혹시 이상한 종교단체에서 선동하는건 아닐까? 그러나..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심신이 지쳐있는 나는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침내 답신을 써내려간다. ...
그렇게 그들, 즉 전국의 자살자들은 구름처럼 모여든다. 오! 세상에나. 이렇게 죽고싶은 가여운 사람들이 이렇게도 많다니! 이제 그들의 죽음을 향한 여행은 시작된다. 유럽 전역을 호화 전세버스를 타고 신출귀몰하며, (전세버스 주인 또한 자살희망자 이다) 좌충우돌을 벌인다. 그들 구성원은 참으로 다양하여, 연령을 가리지 않고 성별, 직업, 빈부 격차를 따지지 않는다. 마치 중국 춘추전국시대, 4大 公子 중 한 사람인 제나라의 맹상군 휘하의 식객들 마냥 다양한 재주와 능력을 지녔다.
삶의 의욕이 떨어진 사람들! 현재가 맘에 안들어 휑하니 떠나고 싶으나 그럴 수도 없는 사람들! 이도저도 아니나, 그냥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진지한 주제에서 맘껏 웃고 싶은 사람들! (이 책 보다가 진짜 몇번인가 크게 웃었다) 에게 권한다.
자살. 그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