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공부법
지쓰카와 마유 외 지음, 송태욱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87년생 일본 여학생 마유는 고1을 마치고 돌연 핀란드로 떠난다. 그리고 1년간의 헬싱키 유학 생활을 담은 이야기를 책으로 냈다. ˝핀란드 공부법˝은 여유있는 삶에 사교육도 안 하면서 학력평가에서는 우리나라와 1, 2위를 다투는 나라, 핀란드의 교육 방법을 들여다 보고 싶을 때 좋은 참고가 되는 책이다.
그들의 고등학교 생활이 우리와 다른 점은 대략 다음과 같다.
- 학비와 식사, 간식까지 무료다.
- 대학교처럼 원하는 과목을 개인별로 신청해서 수강한다.
- 교칙이 없다. 교복, 체육복, 머리길이 제한 등등, 심지어 쉬는 시간에 담배도 피운다.
- 시험이나 과제는 에세이 형식이다. 이를테면 생물학 시험 공부는 ˝신체 각 부위에 대해 읽어오는 것˝이고 시험문제는 ˝귀에 대해 논하시오˝ 와 같은 형식이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차이가 있는데,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달라서 어디서부터 받아들일 수 있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분명한 것은 부럽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감당하면서 공부를 잘한다면, 핀란드는 압박이나 사교육없이도 1위를 하는 것이니, 우리나라 교육은 효율이 낮아도 너무 낮은 것이다. 우리도 여유있고 행복한 삶 속에서 공부도 잘 할 수는 없는 것일까?

단순히 핀란드 교육 환경을 그대로 교육계에만 적용한다고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핀란드 기업은 사람을 뽑을 때 학교나 학력, 나이를 보기보다는 경력과 의지를 보고 뽑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다. 학생들은 몇번이고 유급을 하기도 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바로 대학에 가는 경우는 드물다. 1~2년간 세계 여행을 하가나 일을 해보거나 군대를 가는 등 여러가지 원하는 것을 해보면서 본인이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지 결정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가진다. 대학을 나왔어도 취업에 도움이 되는 건 학력보다 경력이기 때문에 대학 진학률도 그리 높진 않다. 또한 가진 자원이 사람밖에 없기는 한국과 마찬가지이고 인구 수가 워낙 적어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잘 조성되어 있다. 육아휴직을 2년씩 보장해주고, 근태시간 조절도 잘 된다고 한다.
이렇게 여유있고 사람이 귀하게 대접받는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다 보니 핀란드 학생들은 우리나라와 같이 학업부터 취업까지 성적과 스펙쌓기로 맹렬한 달리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100세 인생 중 20년 준비로 남은 80년을 어떤 방향으로 살지 정하는 과정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를 우리는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마구 달려나간다. 당장 우리 사회나 교육계를 바꾸긴 어렵겠지만 남들과 비교하고 경쟁하는 물살에 뛰어들기 전에 잠시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가 공부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일이 나와 잘 어울릴지, 일을 하기 전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 일을 하려면 꼭 대학을 가야 하는지, 대학은 지금 당장 가야 하는지 등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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