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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네 한솥밥 ㅣ 보림어린이문고
백석 동화시, 유애로 그림 / 보림 / 2001년 11월
평점 :
개구리네 한솥밥이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는데, 명작 카페에서 추천하는 책은 보림에서 나온 책이다.
그림이 아기자기하니 아이들이 그림 보는 재미도 있다.
서현이가 이 이야기를 처음에 들었을 때는 우는 이야기 자꾸 나와서 괴로워하면서 못 보더니 크면서 점점 이야기와 그림을 즐긴다.
처음엔 엄마는 못 읽게 하고 미더운 아빠만 읽으라고 했다. 아빠랑 찰싹 붙어서 책을 읽더라.
엄마는 미안하기도 하고 부족하고 자식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는 엄마를 탓했다. 서현이아빠를 질투하고.
뚱한 표정 지은 것이 제일 웃겨서. 다른 사진도 엄청 심각하다. 처음엔 떨어져 있다가 점점 아빠한테 다가간다.
블로그에 그 동안 읽은 이야기를 짧게 적어두고 있다.
22개월 때가 제일 재미 있군.
이제, 31개월이 된 우서현 개구리네 한솥밥 그림 본 이야기.
표지 그림에서 먼저 마음을 놓고 들어가는데 다 같이 둘러 앉아서 밥 먹는 이야기란 느낌을 준다.
내용에 들어가기 전 다시 제목이 나오는 부분에 나오는 친구들이 사진을 찍는 것처럼 나란히 서 있다.
서현이는 스마일하면서 하늘소 옆에 서고 싶단다.
이 때 엄마가 불러 줄 수 있는 노래 - 어깨 동무 씨동무 미나리 밭에 앉았다
같이 어깨동무도 하고.
4쪽
닭의 장풀이라고 하는데 달개비가 더 마음에 든다. 서현이도 발음하기 좋다.
서현이는 개구리 뒤에 달개비꽃이 모여 피어 있는데 한 송이만 따로 나와 있다고 걱정한다.
엄마는 달개비꽃이 세상 구경하러 나왔나 그랬다. 그 말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달개비 줄기에 뭘 걸어서 줄기를 휘어지게 했냐고 해서 자루라고 했다.
시장 바구니 같은 건데 그 옆 그림에 개구리가 어깨에 지고 가잖아 했다. 형네 집에 가서 얻어 올 쌀 담을 자루.
개구리가 바느질 하는 그림보고 요셉아저씨 이야기도 하고.
서현이는 구멍난 바지 입으면 꽃이 안 좋아한다고 그러네.
엄마가 불러 줄 수 있는 노래 - 망망 꼬망망 멍석 말아줄게.
개구리가 앉아 있는 멍석을 똘똘 말아서 의자처럼 쓰고 펴서도 쓸 수 있다고 이야기해줬다.
달개비꽃은 왜 같이 밥 안 먹냐고 했을 때, 첫 그림을 보여주면서 꽃은 아침에 물 먹는다고 했다.
이슬이 맺혀 있는 그림 보고 물 먹었다고 생각했는 지 안심.
엉엉 우는 소리 어디서 나나 들으려고 귀에 손 대는 그림은 엄마만 의미 파악 서현이는 소시랑게에 바로 눈길 가고.
발다쳐 우는 소시랑게 서현이가 호오 해주고, 개구리가 친친 감아주는 그림에 안심.
길 잃은 방아깨비에게 여기는 논이야, 넌 피(그냥 피라고만) 위에 있어, 책 넘기고 메꽃 줄기를 따라 이 쪽으로 가 하면서 길 가리켜 주었다.
구멍에 빠진 쇠똥구리 어떻게 꺼내주지, 여기 냉이꽃 줄기를 내려서 영차 영차 끌어 올려줄까,
엄마는 여기까지 했는데 서현이가 하는 말.
개구리가 꺼내줬는데 구멍이 있어서 또 빠지면 어떻게 하지.
아하. 언제나 누군가가 구해줄 순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일까.
서현이가 얼마 전에 한 행동이 생각났다.
서현이가 놀이터 갔는데 모래밭에 움푹 패여 있는 줄 모르고 들어가다가 서현이가 넘어질 뻔 했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았다. 서현이는 다시 그 구멍으로 가서 발로 모래를 모아 구멍을 매꾸었다.
다른 친구 넘어지지않게 하려는 서현이의 아름다운 마음.
서현이가 흙을 모아 구멍 매꾸어 주면 되겠다 하니 서현이가 그림에다 대고 흙을 모아 넣는 흉내를 낸다.
하늘소 나오는 그림에서 책장 휙휙 넘기고 보지 않으려고 했다.
풀대에 걸린 것을 해결하는 방법이 생각나지 않나부다.
엄마가 다시 물어 보니
천천히 정성스럽게 해주면 된단다.
개구리와 하늘소가 웃으면서 하이 파이브하는 그림을 보면서 만족.
엄마랑 같이 하이 파이브 여러 번 했다.
개똥벌레가 우는 그림에서 개구리는 자기 옷이 젖는데도 바로 들어가 개똥벌레 건져주는 것이 엄마 마음에 잔잔하게 남았다.
밤이 된 그림, 요건 엄마가 밖에 나가서 햇님이 집에 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자주 써먹었던 그림.
어두우면 디퍽디퍽 넘어질 수 있다고. 얼마 전에 외할아버지 집으로 가셔야 한다고 할 때도 써 먹었더니 바로 할아버지에게 잘 가시라고 뽀뽀를 날려주었다.
어둔 밤 그림에서 개구리가 돌에 걸려 넘어지는데 엄마는 이 전엔 글자 읽느라 못 봤다.
길에 돌이 있으면 넘어지니까, 서현이는 늘 밖에 나가면 발로 돌을 차서 길가로 보낸다.
말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다른 사람 다치지 않게 하려고 그런다고 그랬다. 그 전에는 말을 못해서 왜 그런 지 몰랐다.
우리 꼬맹이가 장난치는 줄만 알았지,
그런 마음으로 제 발로 걸은 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아기(서현이는 15개월부터 걸었다)가 돌 치우느라 그랬는 지 정말 몰랐다.
서현이가 이 책을 19개월 즈음 처음 본 것 같다.
다음 그림에서 개똥벌레가 불 밝혀주자
개구리 땀 난다고 그러고
지친 개구리 피곤한 표정에 안쓰러움 잔뜩 느끼고
하늘소가 힘 세다고 짐 들어 줄 수 있다고 좋아라 했다.
쇠똥구리가 구리 구리 똥똥구리 쇠똥더미를 다 치우자 친구들이 손뼉 쳐주는 그림보고 서현이도 엄마도 같이 손뼉치는데
서현이는 자기가 으쓱해했다.
41쪽 방아깨비가 나타난 그림에서
서현이는 방아깨비가 파 한다고 그런다. 그림에선 입김을 나타내는 것 같은데, 그게 웃긴다고 또 웃는다.
방아깨비 벼 한 말 다 찧는 그림에서 신나서 춤추고
방아깨비가 들고 있는 키를 보고 뭐냐고 물었다.
엄마는 아는대로 말해주고 벼 껍질이 날려서 쇠똥구리가 빗자루로 싹싹 모아두었다고 했다.
겨도 쓸 일이 있다고 벼는 버릴 것이 없다고 그랬는데 킥킥.
소시랑게가 밥 짓는 그림 왼쪽 46쪽 달개비 보고 서현이가 달개비도 걱정한다고 그러네.
밥 다 지어서 개구리가 숟가락 들고 있는 그림에서 노래로 이름을 불러주고
서현이는 개똥벌레, 하늘소, 쇠똥구리, 방아깨비, 소시랑게를 출석 부르듯이 손으로 짚어서 네 그런다.
엄마는 개똥벌레 숟가락 받아. 하면서 이름 부르면서 숟가락을 다 나눠줬다.
와 맛 있겠다. 친구들이랑 같이 일하고 밥을 먹으니 반찬 없이 밥만 먹어도 참 맛 있다. 서현이도 먹어 그러니
서현이는 친구들 입이나 옷 바닥에 묻는 밥알을 다 떼어서 입에 도로 넣어주는 흉내를 낸다.
소시랑게는 왜 왼손으로 밥을 먹는 지 또 물어 봐주시고
이야기가 시작할 때는 달개비 꽃 하나만 앞으로 나왔는데 이제는 둘이가 나왔단다.
보니 정말 그러네.
그 모습이 꼭 연인이 만난 것 같다.
세상 구경나간 친구가 걱정되어서 나와 봤나봐 반가워서 둘이 꼬옥 껴안고 있네 하면서
엄마랑 서현이도 꼭 껴안았다.
서현이는 또 읽어주세요를 외치면서 쓰윽 빠져 나왔다.
책을 읽어주는 시간과 양을 줄이려고 억지로 애쓰던 시간이 있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다급한 마음에 그랬는데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같은 책만 반복해서 읽어주고 다른 책으로 이어지기 전에 쉰다.
다른 놀이하고 읽었던 책으로 놀이하고.
서현이는 몸으로 하는 것을 즐기기 않아 말로 이야기하면서 서로 주인공이 되어서 논다.
개구리네 한솥밥도 이렇게 하루에 몇 번 읽어줬다. 한 번에 책 읽는 시간은 줄이면서 한 권에 집중해줬다.
책 읽고 싶은 아이 마음과 걱정하는 엄마 마음을 조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읽을 때마다 서현이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참 재미있고 늘 신기하다.
서현이의 아름다운 마음을 볼 수 있어 흐뭇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