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 일어나세요
에르하르트 디틀 지음, 이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서현이가 이 책을 읽고 어찌나 좋아하던 지. 몇 번을 보고 있다. 볼 때마다 웃는 모습 보는 것도 재미있다.
마음 약한 서현이는 아빠를 꺠우질 못한다.
엄마가 아빠 일어날 시간 됐다, 이제 꺠워줘 하면 그 때야 가서 깨운다.
아빠는 당연 한 번에 못 일어나지.
흔들어도 보고 배 위에서 뛰어도 꾹 참고 잔다.
서현이 실망한 적이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방법
아빠 입에 뽀뽀하면 눈 번쩍 뜨기.
아빠 이마에 뽀뽀하면 눈을 뜨지 않아요
아빠 볼에 뽀뽀하면 눈을 뜨지 않아요
아빠 코에 뽀뽀해도 눈을 뜨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하지
아빠 입에 뽀뽀하면 눈을 번쩍 뜨지요.
아빠와 노는 시간, 함께 하는 시간이 늘 부족한 아이들
아빠 사랑에 늘 목말라 하는 아이들
아빠가 집에 있기만 해도 좋단다.
그러나 피곤한 아빠들은 잠만 자지요.
파울레나가 아빠 일어나세요 할 때마다 아빠는 아이에게 잔심부름 시키고
쪼르륵 달려가 아빠가 해달란 것 해주고
몇 번 하다가 장난도 치고 시끄럽게도 해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조용히 사라진다.
귀찮게 굴던 아이가 보이지 않고 조용하자 아빠는 드디어 일어나는데
그 시간이 겨우 7시 5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여기서 웃음이 나왔다.
아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아빠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니
우리집 모습이잖아.
조용한 집에서 아빠는 여기 저기 아이들 찾아 다니고
드디어 욕조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이를 찾는다.
찾은 아이와 신나게 놀아주냐구
그럼 리얼리티가 떨어지지
아빠랑 더 자자 그러면서 침대에서 안고 잔다.
아빠는 다시 잠이 들겠지만
아빠 냄새 맡으면서 아이는 쌕쌕 숨만 쉬겠지.
아빠한테도 이 책을 읽어달라고 하던데.
피곤한 아빠 그래도 아침 뽀뽀하면 일어나서 그나마 고맙다.
엄마 깨우기는 정말 쉽잖아.
엄마 쉬하고 싶어요
엄마 밥 주세요
이러면 엄마는 몸에 용수철이 달린 듯 번쩍 일어나는데
그러고 안고 방에서 나가는데
파울레나가 아빠 꺠울 때 벽에 걸린 그림 표정 보는 것도
이 책 보는 재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