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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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X] 약 460 페이지. 할렘이 주 무대이며 주인공과 등장인물은 대부분 흑인. 문화적, 역사적 배경 지식을 들고 들어오면 더 깊이 즐길 수 있는 이야기. 주인공 카니의 입체적인 내면의 묘사가 뛰어났고, 차별 속의 차별을 잘 드러냈다. 케이퍼 픽션이니만큼 살인과 사체가 종종 등장하지만 고어 소설 급의 자세한 묘사는 실리지 않아 흐름에 방해되지 않았다.


60년대의 할렘은 정말 정글과도 같은 곳이었을까? 서면으로만 접했기에 모든 행동에 약물, 폭력, 살인, 사기가 들어가는 이들의 행동이 낯설게 다가왔다. 흑인들의 폭동으로 한인타운 교민들이 총을 들고 가게를 지켰던 사건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깊이 그들의 눈으로 삶을 본 적은 없었기에 더욱 처참하게 느껴졌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또 하나는 밑바닥의 그들의 삶 이외의 차별 속의 차별이 이었는데, 이 부분 역시 충격적이었다. 흑인 사회 속에서도 피부색의 밝기에 따라 차별이 존재하고 출신지와 부의 차이에 따라 또 다른 차별이 행해졌다.

트러블이 생기면 피하는 아시안들과는 다르게 항상 분노를 표출하던 그들이라서 무조건 연대할 줄 알았는데 사회 속에서는 사실 편가르기를 하는 중이었다니. 아시안들 역시 같은 무리임에도 차별이 존재하듯 그들도 같음을 알게 되니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연대해야할 약자들끼리의 싸움이라, 씁쓸함을 느꼈다.

책이 전체적으로 빠른 흐름과 느린 흐름을 번갈아 가져가기에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계속해서 변해가는 카니의 심리를 따라가는 재미도 있었고 그 안에 들어있는 추격전과 사건 구성이 탄탄해 영화같이 흘러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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