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수를 향한 진희의 말이 기억난다. “언니… 내가… 나는 뭘 잘못했는데요.” 지아는? 철순은? 뭘 잘못했길래 한 순간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야하는 걸까?책을 읽으며 영화 [악마를 보았다]가 떠올랐다. 함께 악마가 되는 길이지만 복수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면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건의 주동자들은 잘먹고 잘사는 세상 속 결국 피해자였던 약자들끼리 피터지게 싸우는 모습같아 씁쓸했다. 권력을 지닌 자들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그 사람들의 억울함은 누가 풀어줘야하는가. 책을 덮은 후 한참을 침대에 가만히 누워있었다. 여러 감정들이 몰아치며 깊은 여운을 남기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