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담 삼국지 죽이기 (핸디북)
이형근 지음 / 페이퍼백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삼국지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평을 담은 책이다. 정사보다는 연의를 바탕으로 했으며, 여러 근거들을 통해 각 인물들의 대표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드러낸다. 총 68명의 인물에 대해 다루고 있으며, 평균 3~4페이지 정도를 할애하고 있다. 다 아는 얘기는 걷어내고 재미난 뒷담화만 실어두었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은 관우였다. 관우는 유비, 장비와 함께 삼국지연의의 주인공이며, 중국에서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하지만 사실 매우 이기적인 인물이였다. 오관참장. 관우가 충성의 절대신화로 자리매김하는 장면이다. 정말 그는 충성심 때문에 그랬던 것일까? 주군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앞길을 막는 모든 것을 베어버리는 것이 충성인가? 아니다. 단순히 이기적 발로에 불과했다. 조조가 유비의 가족과 관우를 보살펴주고 많은 보물을 주었다. 적토마 역시 조조가 준 것이 아닌가. 또 며칠만 기다리면 조조의 허가 패찰을 받아 지나갈 수 있음에도 그 며칠을 참지 못했다. 쓸데없이 자존심만 강한 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황충과의 일화도 그렇다. 한현과의 전투에서 관우와 황충은 서로를 한번씩 살려준다. 이때 관우는 황충을 한수아래로 본 모양이다. 살려준 것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소심하게도 황충이 5호장군에 임명되자 일개 촌부 취급을 하며 무시한다. 자신과 호각을 이룬 상대에게 한번 졌다고 인정하지 못하는 태도에서 그의 실제 성품을 읽을 수 있다.  이런 인물이 신으로 취급받는 것은 성리학 이데올로기를 민중들에게 강요하기 위한 나관중의 장치였을 것이다. 


  이 밖에 마초가 왜 촉에 귀환한 후 별다른 활약이 없었는지, 또 위연은 정말 반골의 상이였는지 아니면 제갈량이 단순히 미워했던 것인지, 강유는 정말 제갈량의 뒤를 이을만한 인물이었는지 등등 삼국지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점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이 해갈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한정식당에서 사무 관리직으로 일하고 있는 매우 평범한 사람이다. 삼국지 관련 동호회 카페에 올린 글을 모아서 책을 만든 것이 바로 삼국지 죽이기이다. 예전에 일반 책 1,2권까지 나왔었고, 읽기 편하게 미니북으로 만든 모양이다. 덕분에 이동중 짬짬히 읽을 수 있었고, 가격도 저렴해서 좋았다. 


  삼국지를 처음 읽는 분들보다는 삼국지를 여러 번 읽고 삼국지 인물들을 모두 꿰고 있는 청소년이나 성인들이 재미삼아 보면 좋은 책이다. 저자의 생각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다. 


  삼국지. 처음 읽은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5권짜리 만화였는데, 1권을 읽고나서 바로 5권까지 구입해 그날로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미츠테루의 60권짜리 삼국지도 사서봤었다. 덕분에 코에이의 명작 게임 삼국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문열 삼국지를 완독한 적은 없다. 시간이 되면 이문열 삼국지를 완독하면서 인물들의 실제 성격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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