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질리 홉킨스 일공일삼 40
캐서린 패터슨 지음, 이다희 옮김 / 비룡소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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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택할 때는 항상 이유가 따른다. 입양과 뉴베리 상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나는 질리를 만났다.

처음에는 이 책이 1979년 뉴베리 상을 거머진 거 맞나? 하는 생각에 앞뒤를 자꾸 넘겨보았다. 1978년 출간되고 1979년 뉴베리 상을 받은거 확실했다. 자, 그럼 어쨌든 읽어가자.

외국 서적은 어쨌든 번역자가 중요하기 마련이다. 이 책을 원문으로 읽을 수 있다면 더한 감동이 있겠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 나로서는 옮긴이 이다희 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초반에 질리라는 아이가 늘어놓은 행동과 말이 너무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앞뒤를 자꾸 뒤적거린거다) 그렇게 느끼는 것은 내용이 큰 몫을 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번역이 잘 된 덕도 있다고 생각된다.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옮긴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내가 질리가 되어서 읽었다면 자연스러웠겠지만 초반부터 나는 독자의 역할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질리의 입장을 객관적으로 볼 수 밖에 없었다. 실수였다. 질리의 캘리포니아 사건이 무산되고 나는 하룻밤을 잤다. 다음날 아침에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질리를 만났다. 그런데 왠걸 이 아이 너무 변해버렸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다.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아플 때는 약간은 부드러워진다. 작가는 독감 바이러스를 톰슨 파크에 급파한다. 그리고 초토화 시켜버리는 임무를, 마지막 목표는 질리 홉킨스였다. 독감 덕분에 후반 질리가 톰슨 파크의 일원이 되어가는 과정은 매끄러웠다.

처음부터 질리 엄마에 대해서, 도대체 어떤 여자인지 참 궁금했다. 끝까지 그 엄마 무성의했다. 작가는 끝까지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옮긴이의 후기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누가 히피기질이 다분한 질리의 엄마에게 돌을 던지랴. 질리의 마음을 안 이상 그럴 수는 없을 거다. 질리 자신만이 엄마를 미워 할 수도 사랑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질리에게 아끼없는 사랑을 전한 트로터 아줌마와 윌리엄 어니스트, 랜돌프 아저씨, 해리스 선생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편견없이 조건없이 사랑 할 수 있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마지막으로 입양한 자녀를 키우며 이 작품을 썼을 작가 캐서린 패터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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