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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미러클 -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마이클 슈만 지음, 김필규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
재미있게 이 책을 읽었다. 가슴속에 있는 나의 양면성과의 치열한 공방끝에 어느 한쪽이 항복할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씁쓸하다. 하지만 재미있다.
얼마전 내 모습을 생각해보며 잠깐 웃어본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mp3를 아주 값싸게 사서 받아보니 'made in china'란 글자가 너무나도 눈에 잘띄는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게 아닌가? 재빨리 칼을 들이대어 싹싹 긁어내던 모습과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의 생각들이 중첩되면서 부끄러워진다. 물론 경제발전의 영역에 한해서다.
이제 전 세계는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머지않아 미국을 넘어선다라는 질문에 서슴없이 ‘당연하다’라는 쪽에 손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여파로 거대한 아시아라는 땅덩어리가 이제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부각되어 서양의 엄청난 자본들이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 몰려들고 있다.
단기간에 발전을 이룩하고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는 소수의 아시아 국가들은 1950년대에 식민통치에서 벗어났다. 전쟁을 거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었고, 가공할만한 자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독재라는 비이상적인 모델과 가공할만한 인적자원의 환상적인 조합으로 현재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른바 아시아 모델!
서양인들은 아시아모델을 매우 특이하다고 보고 있다. 이 시선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소는 수많은 인구에서 나오는 무궁무진한 힘이 아닐까한다. 개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가 아닌 일인체제하에 전체가 움직이는 시스템이 경제 성장에 크게 한몫했다는 것에 부분적으로 수긍하지만 그 속에서 얼마나 많은 희생이 따랐는가! 잉여인간으로 분류되어지는 수많은 아시아인들은 어쩔수 없는 시대적 배경에 희생되어 가는 것도 모른채, 늘 지치고 그늘진 표정으로 일터에서, 그리고 그들의 보금자리에서 맴돌기만 했을 뿐이다. 하지만 아시아는 그렇게 발전되어진다. 발전의 주역들은 화려함 속에 가려진 치부들은 더더욱 숨기기에만 급급해진다.
그렇게 비밀이 많아진 우리나라는 짧은 세월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다. 아직도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은 우리나라의 단기간 발전한 원동력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며 쓸데없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고있다. 부분적으로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라는 사실에는 자부심은 느껴지지는 않더라도 결코 부끄럽지는 않다. 나 자신을 돌아보더라도 누군가 나를 칭찬하고 본받을려고 한다면 어느순간 어깨에 힘이 들어가있고, 기분이 좋다. 사회도 마찬가지로 독재와 부정부패속에서도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이 이상적인 사회을 갈망하는 욕망보다는 더 큰 만족감을 주는 진리로 뇌리에 새겨져 가고 있는게 아닐까?
이 책은 분명 아시아의 기적을 통해 서양국가들에게 좀더 경각심을 일깨워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한다. 여전히 지속되는 아시아인에 대한 경멸의 시선을 거두고자 풀어쓴 게 절대 아닐 것이다. 아시아의 실상은 저자가 굳이 전하지 않아도 여러 매체를 통해 이미 저속한 문화들이 즐비한 거대한 땅덩어리로 인식되어가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이제부터는 미개한 국가들에게 더이상 자리는 내어주어서는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깊숙히 숨긴채 부를 찾아 떠난 아시아 국가들의 대서사시에 우리들을 묻어버린다. 몰래 내면에 욕망 숨기고 있던 우리들은 쉽게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아시아 경제발전 이야기에 조용히 묻혀져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