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테이아 - 매들린 밀러 짧은 소설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새의노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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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테이아 >

▫️저자 : 매들린 밀러
▫️옮긴이 : 이은선
▫️출판사 : 새의 노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하다.
석상처럼 아름답고 완벽한 여인과 아이,
탐욕스럽고 게걸스럽게 순결함을 탐하는 남자의 모습.
유린당한 여인은 결국,
생기를 버리며 스스로와 아이를 구하고,
평온을 되찾은 바다는 고고한 아름다움을 빛낸다.

섬세하고 유려한 묘사의 문장들이
무채색의 강렬한 장면들로 변해 눈앞에 그려지는 이야기였다.

매들린 밀러 작가는 <키르케>를 통해 처음 접했는데, 당시에는 그 책에 쏟아지는 찬사와 평가가 이해되지 않았었다.
'키르케'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남성 세계의 방식과 달리하는 모습이나 스스로 운명을 만들어가는 여성서사의 관점이 그리스 로마신화를 바라보는 여타 다른 이야기들과 얼마나 다른 독립적인 시각이었는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키르케> 이후 그리스 로마신화에 관심을 갖게 되고 여러 이야기를 접하면서 신화 속에서, 너무나 하찮아 고통받는 여인들을 만났다.

저자의 말처럼 "여성의 자립심을 질색하고 혐오한 남성, 여성을 원하는 동시에 증오한 남성, 순결과 통제에 대한 환상을 피난처 삼은 남성들은 수천 년 전부터 존재했다."

매들린 밀러의 이야기 속에서 되살아난 갈라테이아는 저자의 의지를 투영해 자신만의 세상을 요구하고 갈구하는 놀랍도록 생생하고 인간적인 여성이다.
단지 '상아로 만든 여인'이 밀러에 의해 '갈라테이아'라는 주체를 가진 여성이 되었다.

이 강렬하고도 짧은 이야기가 깊은 서사 속 한 장면을 품고 있는 것이길 바란다.
넓고, 깊고, 아름답게 넘실대는
매들린 밀러 이야기의 프롤로그이길.

[ 갈라테이아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키르케>를 쓰던 도중이었다. 두 여인은 여러 모로 다르지만, 변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자신을 부인하는 세상에서 자유를 찾아 나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갈라테이아의 음성이 어느 늦은 밤, 번개처럼 나를 찾아왔다.
_ 매들린 밀러 ]

《갈라테이아》는 책의 외향부터 내부 한 장의 종이, 품고 있는 푸른 새벽 바다까지 완벽하게 그녀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가진 오묘한 책이다.

🌿옮긴이 이은선 번역가의 말 또한 곱씹으며 읽어보길 추천한다.

@birdsongbook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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