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어리석은 장미 >

▫️저자 : 온다 리쿠
▫️출판사 : 리드비

📖 14살의 나치는 '허주'의 승선원이 되기 위해 엄마의 고향 마을 캠프를 참가한다.
유전적인 변질을 겪으며 강하게 피를 탐하게 되는 나치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지만 캠프의 누구보다 빠르게 변질이 시작된다. 부모님의 죽음에 얽힌 비밀, 욕망과 열망 속에서 피를 거부하는 나치의 운명은 어떤 선택을 앞두고 있을까.

》 14년에 걸쳐 완성된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SF판타지 소설로 신비로운 서사 구조와 탄탄한 사건 구성을 가진 매력적인 작품이다.

🔖
"똑똑한 장미는 피어나서, 시들고, 어김없이 져 버리는 꽃이야. 그래서 현명한 거야."
여자는 천천히 양팔을 벌렸다.
"하지만 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아. 피어난 채 영원히 지지않고, 말라 죽지도 않아. 그래서 어리석은 장미라고 하는 거지."

🔖
어리석은 장미는 시들지 않는다. 영원히 지지 않고 계속 피어 있다. 자신의 생명이 이미 끝났다는 사실도 모른 채, 어리석기 때문에 시들지 않는다.
물론 얼굴을 마주하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가 그 이름을 알고 있다. 허주 승선원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주위 사람들도.
시들지 않는 장미. 영원한 장미.
도와의 입술에 냉소가 피어났다.
시들지 않는 장미는 과연 아름다울까. 시들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닐까. 그것은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조화와 무엇이 다를까.

✍️
14년간 연재를 하며 쌓여 있는 에피소드들이 하나하나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온갖 감정들을 담아냈다.

SF 세계관을 중심으로 판타지를 표방하지만 어느 한 장르에 묶어두기에 적합하지 않다.
미스터리, 로맨스, 성장을 담은 청춘소설이자 판타지적 신비로움이 가득, 방대하게 담긴 소설이다.

뱀파이어, 변질체, 피먹임과 통로, 테라포밍.
여타 서양의 뱀파이어 작품들과는 그 결이 다른 소재적 특성을 부여한 단어들이 섬세한 문체와 만나 신선한 흥미와 독특함을 자아낸다.

💬
멸망의 지구, 불사의 인간.

책을 읽기 전 '어리석은 장미'가 뜻하는 바가 무엇일지 굉장히 궁금했었다.
어쩌면 인간은 필멸자로서의 의무처럼 불멸을 꿈꾸는 듯도 하다. 어리석은 이들의 불멸로의 욕망과 사춘기 소녀의 혼란, 두려움이 섬세하게 그려져 아이의 선택과 미래가 더욱 궁금해 책장을 넘기는 것이 아까웠던 시간이었다. (끝에, 갑자기 '응?'하는 부분은 분명 있다...)

💬
개인적으로 어서 빨리 이북이 나오길 기다린 책이다.
이야기의 묵직함 만큼 만만치 않은 무게와 페이지는 이동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는 나 같은 이에겐 꽤나 버거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가독성이 좋고 내용이 흥미로워 단숨에 읽힌다. 온다 리쿠 작가의 섬세한 표현력과 필력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는, 좀 더 여유롭게 단어에 새겨진 의미를 음미하며 다시 읽어보고픈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