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말 - 작고 - 외롭고 - 빛나는
박애희 지음 / 열림원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어린이의 말 >
작고 외롭고 빛나는

▫️저자 : 박애희
▫️출판사 : 열림원

📖
작가는 자신의 아이를 키우며 반짝거림을 발견한다.
그것을 계기로 다른 어린이들을 지켜보며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행복을 마중하는 아이들에게 위로받고 더욱 괜찮은 어른을 꿈꾼다.
어른은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사소하고 작은 것에서도 즐거움과 기쁨, 행복함과 특별함을 찾아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경이가 가득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
자신의 몫을 살아내는 존재에게는 언제나 외로움이 따른다. 어린이의 세계라고 다를까.

🔖
"그래. 너 좋을 대로 실컷 말하려무나. 난 상관없어."

🔖
아이들은 그래서 어른보다 행복하다. 나를 기쁘게 하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것들을 보고 즐기는 것을 바쁘다고 미루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자신이 찾은 행복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누리려고 애쓴다.

🔖
아이는 나를 보며 가장 많이 웃는 사람이자, 나의 온갖 실수를 가장 많이 용서해준 사람이며, 내게 가장 많은 칭찬을 해준 사람이다. 그저 그런 나를 과하게 사랑해주는 아이 덕에 나는 자신을 예전보다 더 사랑하게 되었다. 헤어져 다시 만날 때마다 두 팔 벌려 나를 향해 달려오는 모습을 보거나, 놀이에 빠져 있다가도 불쑥 고개를 돌려 나의 존재를 확인하고 안심한 얼굴로 “사랑해” 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는 다짐한다. 아프지 말자고, 다치지 말자고, 죽지 말고 행복하자고. 아이들의 사랑은 언제나 삶을 버티게 하고, 다시 사랑하게 만든다.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을 지킨다. 

🔖아이들은 그 순간 누구보다 진심이라는 걸 말이다. 아이들이 공들여 만든 세상에 눈치 없이 들어가 무례한 훼방을 놓지 않으려면 매너가 필요하다.

🔖
아이들의 여정을 통해 나 또한 인생에 대해 배운다. 기적은 멀리 있어도,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 그리고 시련과 좌절 속에서도 삶은 여전히 빛난다. 그와 함께 인간에 대해서도 다시 깨우치고 있다. 희망과 기대를 배신하는 삶의 여정 속에서도 어떻게든 의미를 찾아내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이러니 정말이지 인간을 사랑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
어린이의 몸과 마음은 작고 여리지만
그들의 시선과 생각, 관용의 크기는 어른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넓고 깊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아이들을 대할 때면 곧잘
'그래... 아이들은 원래 그렇지.'
라며 본능적인 인정을 하고야 만다.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듯한 반짝이는 미소를 머금고
흩날리는 민들레 홀씨를 날리며
" 잘 가, 다음에는 노랑색으로 만나."
인사하고 아스팔트 바닥에 떨어진 홀씨는 화단의 흙으로 옮겨준다.
그 작은 배려가 내년에는 노랗고 어여쁜 꽃송이가 되겠지. 단지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마법사 같다.


✍️
<어린이의 말>은 작가가 일상에서 발견하고 관찰한 아이들의 사소하고 위대한 반짝임을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상기시켜주고 거칠어진 어른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어린이의 말속에서 외롭게 웅크려있던 응어리가 부드럽게 풀어져 미소 짓게 된다.

처음 제목과 책 소개를 접했을 때 당연하게도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떠올렸다.
어린이를 대할 때의 나를 돌아보고 많은 반성을 하게 했던 그 책과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는데, 그 결이 조금 다르다.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 책을 인용하는 구성과 방식도 비슷하지만 어린이의 말 자체와 마음, 그들의 감성에 더욱 집중한다.
어린이의 말속에 담긴 강력하고 단단한 힘을 전달하고 어른을 진실로 어른으로서 살고 싶게 만든다.


어른은 자라며 어린이로 있던 세상을 어떻게 뒤로 남겨둘 수 있었을까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지금은 느낄 수 있다.
남겨두거나 버려둔 것이 아닌,
깊숙하게 웅크리고 담겨 있다는 것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