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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ㅣ 소설, 잇다 1
백신애.최진영 지음 / 작가정신 / 2022년 12월
평점 :
<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 >
소설___잇다
▫️저자 : 백신애와 최진영
▫️출판사 : 작가정신
📖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갔으나 충분히 회자되지 못한 근대 여성 작가들의 주요 작품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현대 작가들의 소설을 통해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기획된 소설 잇다 시리즈.
기획의도가 참신하고 흥미로워 어떤 구성과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이 시리즈가 가지는 의미와 목적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며 찾아보았다.
[근대 작가들을 동시대적인 인물로서 불러내고, 그들이 제시했던 문제 제기를 환기하고 되새기며,
현대 작가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_편집부
✍️ 책에 대해 설명하는 글을 한참 읽어보았다.
머리로 이해한 것과는 다르게 무슨 의미인지는 책을 덮고 나서 마음의 울림으로 알았다.
결코 녹녹치 않은 시대를 온 힘을 다해 파란만장하게 살아간 근대 젊은 지성인 여성이었던 백신애 작가의 이야기는 대대로 이어져오던 여성의 아픔을 관통한다.
당시의 소설 형식들이 다소 그렇듯이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고 시대상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는 그의 소설의 주제들은 100여 년이 지난 현대 소설에서도 자주 다루는 소재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 참 씁쓸하게 다가온다.
"세상에 제 한 몸만 위하고 제 마음의 자유와 기쁨만을 위한다면 이렇게 미치광이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요."라며 가슴을 치는 여인의 사연이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애잔하다.
백신애 작가가 그려낸, 전형적 가부장제 시대상에서 억압받던 여성이 남편의 외도에 미쳐버리면서도 어머니의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그리움에 괴로워하는 모습이나 구속적인 가부장제를 탈피하고자 했던 신여성의 호소하는 듯한 모습, 용납되지 않는 욕망을 예술적으로 치환하려는 여성의 모습에서 시대상과 작가가 이야기하고 하는 바를 엿볼 수 있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자꾸 변해 진다고요? 참 잊어버렸군,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랑이란 영원한 것이 아니고 찰나가 연장해가는 것이니까 이 순간 아무리 사랑하지마는 다음 순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라지요.
그러니까 그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닙니까.
소외된 이들의 정체성에 귀 기울이는 작가이자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용감해지는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하는 최진영 작가의 작품을 들춰보면서 사랑이 지닌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김질해본다.
백신애 작가의 사랑에 아파하고 허락받지 못할 사랑을 숨겨야 하는 고통을, 사랑을 믿고 그 가치를 쫓는 최진영 작가가 어떻게 이어나갈지 그의 이야기를 읽기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일상의 고단함과 이유 있는 일상적 두려움을 가진,
평범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20대 여성인 '나_(이정규)'와 타성에 젖은 듯한 다정함 한켠을 품고 있는 40대 여성 '고순희'씨 사이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매혹과 다감이 책은 덮은 지금도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사회에서 바라는 평범함이 아닌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끌리는 마음을 폄하하지 않고 소중하게 담는 그들의 시선이 참 따뜻하고 사랑스럽다.
백신애 작가가 그린 이야기 속 인물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듯한 최진영의 사랑은 그 자체로 가치를 가지는 '사랑'을 응원하는 듯하다.
💬 유명한 작가이지만 최진영 작가의 책을 접한 기회가 없었는데 '우리는 천천히 오래오래'라는 단편 하나로 그녀의 모든 이야기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름 하나에도 감정이 묻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어떤이에게라도 아무런 편견과 혐오 없이도 사랑이란 것은 다양한 형태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여주는 작가의 섬세함이 귀하고 다정하게, 위로로 다가오는 이야기였다.
이야기를 연결하는 구성력과 기획력 또한 돋보이는 책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출간될 [소설_잇다] 시리즈에는 어떤 감동과 감흥이 담겨있을지 기대가 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