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파친코 2 >

▫️저자 : 이민진
▫️옮김 : 신승미
▫️출판사 : 인플루엔셜

✔️이민진 작가의 '한국인 디아스포라 3부작' 중 하나

※디아스포라 ( Diaspora )
: 그리스어로 파종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표현.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의미한다. 

✍️🏻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격동의 시기라 할 수 있는 1900년대를 관통하는 이야기인 <파친코>는 시대의 흐름에서 벗어날 수 없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나고 자란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다 그곳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아닌 격동의 시기에 타국으로 넘어가 살아가야만 했던 이민자들의 연대기를 그렸으나 그들의 이야기 역시 역사 속에서 생을 살아낸 평범한 사람들이다.

'어떻게든 살아가야만 했던', 시대를 닮은 그들의 이야기는 역사의 사건들 속에서 개인이 겪을 수 있는 모든 풍파를 겪으면서도 가족과 소중한 사람들을 지켜내고 좀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하루를 충실하고 고단하게 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민자들의 연대기이자,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이야기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한다.

🔖우리가 어디로 가겠어? 고국으로 돌아간 조선인들도 다를 바 없어. 서울에서는 나 같은 사람을 일본 놈이라고 불러. 일본에서는 내가 얼마나 돈을 많이 벌든, 얼마나 좋은 사람이든 더러운 조선인일 뿐이야.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이 행운아일 거라는 희망을 품고 게임을 계속했다. 어떻게 성공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겠는가. 에쓰코는 이 중요한 면에서 실패했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이길지 모른다는 터무니없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믿어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파친코는 바보 같은 게임이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았다.

🔖선자는 평생 다른 여자들에게 여자는 고생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여자는 어릴 때도 고생하고 아내가 돼서도 고생하고 엄마가 돼서도 고생하다가 고통스럽게 죽었다. 고생이라는 말에 신물이 났다. 고생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 선자는 노아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고 고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신이 물을 마시듯 들이마시던 수치를 참아야 한다고 아들에게 가르쳤어야 했을까? 결국 노아는 자신의 출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앞으로 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한 일일까?

💬 1권을 읽으며 느꼈던 것처럼 2권 역시 작가의 유려하고 자연스러운 이야기 방식이 몰입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그들의 고단한 이야기에 책장을 무겁게 넘기게 했다.

이야기의 시작인 선자의 부모 훈이와 양진, 선자와 고한수, 이삭의 관계, 선자의 아이들인 노아와 모자수, 모자수의 아들인 솔로몬까지의 여정이, 선자의 여생이 그려진 이야기에 삶의 모든 애환과 격정이 녹아들어 읽는 독자를 그들의 삶 속에 함께하는 주변인으로 만든다.
이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는 모두 그들 인생의 주인공이자 역사의 한순간이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 헝클어진 무언가가 집안에 널브러져 있어도 그 상태가 오랜 시간 지속되고 방치되면 어느새인가 그것의 온전한 형태가 무엇인지,
그 자리가 맞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역사도 그렇지 않을까.
그 시대를 잊지 않고 지나온 이들이 아직 살아 숨 쉴 때 잘못 기록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란 없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저자인 이민진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그녀의 유연하지만 단호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마음에 파고들기를 소망한다.

"내게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온갖 놀라운 상황들을 견디며 분투해왔기 때문이다." - 이민진

💬 같은 소설의 1, 2권을 시간차를 두고 길게 읽고 나누어 서평을 적어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조금 두서없는 단상이 되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참 많은 감정을 담아낸 나의 노트를 도닥여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