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1천 권의 조선 - 타인의 시선으로 기록한 조선, 그 너머의 이야기
김인숙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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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타인의 시선으로 기록한 조선, 그 너머의 이야기
▫️저자 : 김인숙
▫️출판사 : 은행나무

📖 소설가 김인숙이 한국에 관한 서양 고서 마흔여섯 권에 대해 쓴 산문으로 우리가 아는 사실관계와는 상관없이 타국의 타인에 의해, 타인의 시선으로 쓰인 기록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일반 번역서로는 결코 접할 수 없을법한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조선의 이야기'를 빛이 나는 그대로 잘 전하기를 소망하는 작가의 엄청난 품과 작가적 상상력이 담긴 책이다.

🔖내가 이제부터 소개하려는 책들도 그러하다.
거기에 있으나 거기에 없는 책들 희귀한데도 희귀본이지 않고 고서가 아닌데도 몇백년씩이나 오래되었고 외국어 책인데 우리나라 얘기를 담고 있는.그런 책들 중의 어떤 책이 아니라 그런 책들 모두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그 책들이 남고 있는 공간과 공간 사이, 시간과 시간 사이의 '이야기'에 대해서

💬이 책이 이야기하고 하는 바를 작가의 들어가는 말에서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책의 경우는 종이가 살아남았다고 해서 그 존재가 이어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책이 책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활자, 그리고 인쇄와 제책과 보급까지. 여기까지 오면 다 온 것 같다. 그러나 결정적인 것이 아직 더 남아 있다. 책에 체온을 입히는 독자들. 낡은 표지, 변색된 내지, 누군가의 낙서, 얼룩 그리고 문득 페이지 사이에서 발견되는 수신인을 알 수 없는 편지…. 이런 것들로 흔적을 남기는 독자들의 세월.

🔖아마도 홍종우는 우리나라 문학작품을 하나라도 더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심청전》도 알리고, 다른 것도 알리고, 할 수 있는 만큼 다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자랑스러웠으니까. 너희들 잘난 체하지 마,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훌륭한 문학이 있어, 말하고 싶었을 테니까.

 🔖이 책《일본교회사》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이 책이 임나일본부설을 최초로 소개한 서구 서적이라는 점이다. 일본이 백제와 신라, 가야 지방을 지배했다고 주장하는 이 설은 이후 일본의 조선 침공을 정당화하는 이론이 된다. 로드리게스가 아무리 오래 극동 지방의 선교를 했고, 또 역사를 공부했다고는 해도, 결국 한계는 있었다. 그가 참고했던 자료들은 일본에서 얻은 것들이었다. 그가 조선을 제대로 알려면 조선과 직접 접촉하는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정두원과의 짧은 접촉 이후 더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드디어, 이제 막 기말고사를 끝내고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중학생 큰아이가 왜 이 무거운 책을 내내 들고 다니며 넘겨주지 않았는지 이해가 갔다.
이제 엄마 타임이라며 빼앗아든 며칠이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굉장히 즐거웠다. 고서의 느낌과 그 우아함에 빠져있는 나에겐 사진만 몇 번씩 보고 또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Korea’, ‘Corea’, ‘조선’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나라와 관련된 한 글자만 들어 있어도 소장하고 있는 도서관 명지-LG한국학 자료관.
이런 엄청난 자료관이 있다는 것도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 의미와 가치를 알고 있는 이들의 노력이 이 한 권의 책에서조차 찬란하게 빛난다.

어디선가 들어 본 이야기와 듣도 보도 못한 자료들로 가득한 굉장히 흥미롭고도 아름다운 책이다.
책에 삽입된 고서들의 모습과 그 안에 담긴 타자의 타자인 조선의 모습 속에 비어져 나오는 역사의 그림자들이 신선하기까지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이야기도 읽는 내내 감탄이 나오지만 무엇보다 삽입된 사진과 그 구성이 책장을 끊임없이 넘기고 돌아보고 또 넘겨보게 만든다.

구성이나 책의 깊이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우리의 모습은 꽤나 낯설고 그들의 시선 속에 담긴 혐오와 폄하는 불쾌하고 불편하다. 반대로 막연한 동경 또한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그 모든 것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가의 개관적 태도와 작가적 상상력은 오히려 반감을 줄이고 시대적 이해를 담고 있어 마음을 누그러트린다.

3일간의 정독(精讀)같은 적독(摘讀)으로도 이 책에 매료되었다. 당분간 아이와의 공동 책장에서 손 때가 탈 예정. 아이가 하멜표류기를 읽어보고 싶다고 하니 성공적인 연독의 길이었지 않은가~
덕분에...고전이라면 우선 웃픈 나도 바빠지겠지만 말이다.

서평단이 아니었다면 쉽사리 손에 들지 않았을 책이다.이렇듯 나의 세계관을 넓히는 기회들이 주어지는 것에 감사하다.
<은행나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서평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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