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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반쪽
브릿 베넷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5월
평점 :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
✔️촉망 받는 젊은 작가 브릿 베넷의 두번째 이야기
✔️인종차별정책이 존재하던 1950년대부터...
역사적인 사건 속 격동의 시간을 다른 정체성과 집단을 가진 여러 군상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보여준다.
✔️패싱(passing)
📖 백인으로 받아들여질 일은 결코 없으나 니그로로 대우 받기는 거부하는 사람들을 위한 타운, 제3의 장소인 '맬러드 타운' .
그 곳은 피부색이 백인에 가까울수록 더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마을이다. 맬러드 출신의 아름다운 쌍둥이 스텔라와 데지레의 서로 다른 선택과 사랑 그로 인한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설.
스텔라는 백인이 되었고, 데지레는 찾을 수 있는 가장 검은 피부의 남자와 결혼했다.
🔖"니그로는 늘 고향을 좋아해." 그는 말했다.
"우리는 늘 최악의 장소에서 태어나지만. 백인만이 고향을 싫어할 자유가 있지"
🔖아무도 검은 피부의 사람과 결혼하지 않는 이곳에서조차 당신은 여전히 유색인이었고, 그것은 백인 남자들이 당신이 죽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당신을 죽일 수 있다는 의미였다.
🔖평범한 피와 섞이면 영원히 평범해진다.
🔖사람들은 자신이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면 특별해질 거라 생각한다. 아니, 그건 당신을 외롭게 만들 뿐이다. 진짜 특별한 건 누군가와 함께 소속되는 것이다.
🔖주드는 바뀌고 싶었고, 그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이어야하는지, 왜 그걸 누구에게든 설명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누가 당신을 다치게 할지는 너무 늦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
🔖식민지 개척자들이 다 그러듯 정복자들은 허구를 현실로, 신화를 역사로 변형시켰다.
🔖처음에는 백인으로 패싱하는 게 아주 간단해 보여서, 부모님이 왜 진작 그러지 않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때 그녀는 어렸다.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게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인지, 원래 자신의 것이 아닌 세상에 사는 것이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깨닫지 못했다.
🔖다른 누군가가 되는 것의 가장 힘든 부분은 결심이다. 나머지는 그저 실행 절차에 불과하다.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청춘이 일으키는 전율이었다. 그것이 오래전 부적 액세서리 가게에서 그녀를 사로잡았던 생각이었다. 그리고 성인기가 오면, 선택은 견고해진다. 지금 자신의 모든 모습은 이미 오래전부터 가동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남은 인생은 그 여파였다.
🔖스텔라의 실수는 자신이 어디든 정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계속 이동하지 않으면 과거는 늘 당신을 따라잡는다.
🔖"마땅하다는 표현은 개소리야.” 요가 강사인 그녀의 남자친구가 말했다. “무엇에 대해서건 마땅한 결과를 받는 사람은 없어. 우리는 그저 우리가 받는 걸 받는 거야.”
🔖자기 자신이란 어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었다—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었다. 원하는 모습으로 창조해야 하는 것이었다.
🔖사람은 2인치 깊이의 물에서도 익사할 수 있다. 아마 상실의 슬픔 또한 그와 같을 것이다.
💬 책 소개와 처음 몇 장의 미리 보기로 추리 소설인 줄 알았으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본원적인 철학적 물음이 가득한 로맨스 소설이었다고 생각된다.
✍️🏻한국이라는 아시아의, 대분의 사람들이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를 지니고 비슷한 피부색을 가진 나라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는 이 책을 반 이상 읽는 동안 스텔라의 선택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읽었다.
단순히 피부색으로 나뉘는 '인종'에 대한 차별을
그에 구애받지 않는 이들이 어찌해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선택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실은 책장을 덮은 지금도 잘 모르겠다.
단지 피부색으로 차별받고 존재의 의의가 정해지는 것이 더 불합리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아닐까 싶은 생각뿐이다. 말 그대로 패싱(passing)이 가능하다면 난 그것을 당연하게 선택할 것 같다.
피부색과 인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인 이 책 안에는
데지레와 스텔라를 시작으로 또 다른 정체성의 문제로 힘들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트렌스 젠더를 원하는, 여자이지만 남자가 되고자 하는 리스와 남자이지만 여장을 하고 무대에 오름으로써 자유로움을 느끼는 배리는 서로 다른 방식의 삶을 선택하는 형태를 보여주며 나의 관점을 돌아보는 계기를 던져주기도 했다.
데지레와 스텔라의 딸인 주드와 케네디는 그녀들과는 다르게 피부색에 따른 정체성 그대로 자라지만,
존재를 부정당하고 이질적인 시선을 받는 환경에서 지낸 주드와 긍정적이고 보호받는 환경에서 자란 케네디는 모든 것이 다르지만 제한된 환경을 벗어나 진짜 자신을 찾는 기회를 갖는 모습은 동일하게 그려진다.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자유롭게 주어지지 않는 환경에서 변하지 않는 정체성을 변화시키려는 사람들은 변화할 기회를 갖기 위해 다소 극단적인 선택_가족을 등져야 하는_을 할 수밖에 없게 되는 상황을 보여주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가 친애하는 이들을 잃지 않기 위해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가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예전보다는 선택의 자유가 존재하고 자유롭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사회적 관습이나 종교적 과념적인 이유로 많은 제약과 통제가 존재해 사회의 이면을 살아가는 이들의 자유를 속박하고 제한하는 경우는 쉽게 잦아볼 수 있다.
그들이 자신을 찾고자 노력하고 자신을 선택하는 것을 지지하고 응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비난하고 이질적이게 '튀어나온 못' 취급하는 것은 그만두어야 한다.
자신의 생각만이 세계의 전부가 아님을 명심하며 살아야겠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야."
스텔라가 말했다.
"그와 함께 있을 때의 나 자신이 좋았어."
"백인인 게."
"아니." 스텔라가 말했다."자유로운 게."
데지레가 웃었다. "같은 거야,동생."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 소견을 담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