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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결혼은 모르겠고 내 집은 있습니다 - 지속 가능한 1인용 삶을 위한 인생 레시피
김민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비혼주의 여성이 혼자 살기에 충분한 집 한 채를 사고 살아가는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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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이 하나둘씩 집을 사는 걸 보니 저자도 마음이 변했다. 그때부터 월 600만원을 벌며 미친 듯이 돈을 모아 2년 만에 자가를 마련하게 된다. (진짜 멋져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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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은 집을 마련하고 어떻게 인테리어하고 물건들을 어떻게 수납하는지 그런 내용이지만, 그런 것보다 더 관심가는 것은 ‘현실에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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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을 누가 쳐다보고 몰카를 찍는다거나, 그런 사건은 나몰라라 하는 경찰을 마주한다거나, 여자라서 안된다는 말을 심심찮게 하는 직장을 참고 다녀야 하는 현실과 무시하고 버틸 수 없게 만드는 사람들의 시선과 선입견 그런 거 말이다. (여기서 이 에세이가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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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트있는 문체로 금방 읽어버렸다. 그리고 유튜브도 구독해버렸다. 잔잔하니 비혼여성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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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내가 이만큼 변할 수 있었던 것은 단언컨대 책의 영향이 아주 크다. 어떤 책은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아픈 것인지 알려 주었고, 어떤 책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고민하게 했다. 때로는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기도 했다. 시의적절한 책은 약보다 신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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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을 사랑해 주고 가부장적이지도 않고 돈도 많고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도 결혼 안 할 거야?” 어느 날 같은 프로그램에서 일하는 선배 Y가 물었다. 비혼에 얼마나 진심인지 확인하기 위해 굳이 K-드라마적 상상력까지 동원해야 하나 싶지만, 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결혼한다!’이다. 아무렴요. 마다할 이유가 있겠습니까.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겨우 이 정도 신념으로 비혼 타령을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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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스로를 비혼이라 말하고 전시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혼이 싫어서가 아니다. (물론 그 이유도 일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자꾸 드러내야 세상이 조금이라도 바뀌기 때문이다. 투명인간 취급당하며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거나 제도 밖으로 밀려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죽을 때까지 비혼이라는 신념을 지킬 수 있느냐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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