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인문학 - 생명의 근원에서 권력의 상징이 되기까지, 역사와 문학, 신화와 과학으로 살펴보는 물 이야기
베로니카 스트랭 지음, 하윤숙 옮김 / 반니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물은 어디에나 있지만 중요한 존재이다.

인체를 예를 들어서 물이 하는 일을 설명하겠다.

물은 극성을 가지고 있다. 분자 내에서 부분적으로 양극과 음극을 가진다.

물은 극성이 있어서 다른 물질을 끌여당기고, 다른 물질을 녹인다.

인체에서 물에 녹은 물질들은 다양한 일을 한다.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가져온다. 물에 녹아서 만들어진 이온들은 뇌에서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한다. 땀과 눈물에 녹은 물질들은 항생물질로서 역할을 한다.

물은 비열이 높아서 체온 유지도 돕는다.


이렇듯 물은 많은 일을 한다. 인체 밖에서는 기상 현상이라는 거시적인 일도 담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순간부터 물을 관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존재로 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물을 포함한 자연을 가벼이 여기다 이상 기후라는 재앙에 빠졌다.

분명히 물을 포함한 자연은 정화기능이 있다.

있긴 하지만 인간은 자체적인 정화 속도보다 빠르게 오염물을 내놓고 있다.

모이는 물의 양보다 더 많은 물을 사용하고 있다.

도재체 언제부터 우리는 물을 잘못 대하기 시작했을까?


그 시작은 농경에 있다. 재러드 다이아몬드가 말했듯이 농경은 재앙이다.

농경으로 발전한 인류를 보면 많은 긍정적인 효과도 주었지만, 동시에 비극도 생겼다.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고, 무한정 인구를 늘리고 자연을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생명과학1을 들은 사람들은 알 것이다. 환경저항이라는 단어를 한 번 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특정한 환경에서 개체군이 무한대로 증식하지 못하게 막는 저항을 환경 저항이라고 한다.

인간은 농경과 과학을 통해 환경 저항을 줄여왔다. 

하지만 완벽했다고 할 수 없다.


고대인들은 자연을 숭배하고 신성한 존재로 여기며, 존중하고 공존하는 삶을 살았다.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며 생명력을 지닌 물도 신으로 받들여졌다.

뱀은 허물을 벗어서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점에서 물과 비슷하다.

그래서 물의 신은 뱀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고대 남미 문명의 케찰코아틀과 동양의 용을 들 수 있다.

이때의 관개 시설은 고작 마을의 공통 우물 하나 정도였고, 

자연방류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오수만 나왔다.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바뀐 중세 초기까지만 해도 인간과 자연은 공존하는 관계였다.


로마인들은 수도교라는 대규모의 물 이동 시설을 지었다.

수도교는 물을 이동시킬 뿐이지 억지로 물의 흐름을 막진 않았다.

신의 형상이 동물/무형에서 인간으로 바뀌었다고 한들 물에 대한 존중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식민 지배와 과학으로 물과 인간의 관계는 바뀌었다.

농경이 발전하면서 잉여생산물이 생기고, 계급과 불평등이 생겼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거주하던 지역의 생산량이 한계에 도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탐욕 때문에 식민 지배를 시작했다.

식민지의 물을 이용해 생산을 하여 욕심을 충족했다.


유일신교를 이용해 왕이 주는 물이 생명력을 주며, 왕이 신이란 생각을 확립한 침략자들이

식민지의 물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위해선 식민지의 물과 인간의 관계를 바꿀 필요가 있었다.

신성하고 숭배해야 하는 존재인 물의 신을 무찌르고 배척해야 하는 존재로 풀어냈다.

물의 신은 뱀의 모습인 경우가 많았다. 

공존하며 숭배하며 신성한 뱀은 사악한 존재로 낮추어졌다.

침략자들은 자신들의 가부장적인 종교를 주입하여 신으로서 물을 없애갔다.

과학의 발전으로 자연은 관리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생각이 강해졌다.

그래서 인간은 자연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인간의 이러한 확신은 오래 가지 못 했다.

자연과의 공존 관계와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 방식도 같이 무너졌다.

지역의 특성도 고려하지 않은 체 녹지화를 하려다가 오히려 땅의 염류화가 일어났다.

지역에 맞는 작물 대신에 상품작물만 재배하다가 물부족이 일어났다.

물을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결과 물부족과 이상 기후가 발생했다.

인류는 무한대로 인구를 늘리고 동일한 환경을 유지할 수 없다.

어떤 상황이든 개체군이 무한대로 증식하는 일을 막는 환경 저항이 존재한다.

이상 기후와 물부족, 토양의 염류화와 산성화는 인간이 자초한 환경 저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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