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
서재일 지음 / 문예바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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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이, 감자, 진순이, 아지, 깜순이, 당근이, 바둑이, 목탁이, 미미, 드롱이 등. 20개의 단편 소설 중 고양이 고도리 이야기 한 편을 제외하고 19개의 소설이 모두 개 이야기인 책 <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에서는 진돗개, 발바리, 시고르자브종 뿐 아니라 말티즈, 포메, 비숑등의 수입견까지 우리가 잘 아는 견종들이 모두 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러니 한마디로 '개판'인 소설이다.


<개로 살 만해 vs 살기 힘들어>라는 소설의 작가는 현직 수의사인 서재일씨다. 그는 경기도 광주 초월읍에서 이솝 동물 병원을 운영 중이다. 소설 중에는 수의사로서 살아가는 그의 이야기도 나온다.


수의사가 개를 이렇게 키워야 한다 또는 이렇게 키워서는 안된다는 주장의 글을 썼다면 이 책에 그리 끌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신에 서재일 수의사는 늘어가는 애견 인구에 따라 고려해야 할 여러 가지 주제를 소설을 통해 얘기했다. 20개의 서사를 통해 독자가 직접 생각하도록 주제를 던져 준 것이다.


많은 반려인들이 자신이 제일 반려견을 잘 돌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객관적인 기준에서 보면 아닐 수도 있는데... 우리는 우리 시각에서 생각하여 반려동물을 잘 돌본다고 생각하지만 개들의 의견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소설 속 반려인들 중에서도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거나 가장 비싸고 좋은 것으로 치장해 주면서 애견에게 잘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과연 인간이 원하는 명품을 휘두른 삶이 개들도 원하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이 소설에서는 중성화 수술과 유기, 안락사도 자주 등장한다. 인간과 살기 위해 종족 번성의 본능을 포기해야 하는 중성화 수술이 반려동물 입장에서는 하기 싫은 일일 수도 있다는 것도 한 번쯤은 생각하는 것,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라는 것도 생각하게 했다.

무엇보다 개의 행동과 특성을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 강아지들은 계속 말을 하기 때문에 소설을 읽다보면 강아지 입장에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 유모차 타는 애견이 눈에 많이 띄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가 되었다. 애견에 관한 사회적 문화적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이런 때에 우리가 제공하는 삶이 정말 개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를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의미있었던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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