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려고 합니다 - 요양병원 한의사가 10년간 환자의 생로병사를 지켜본 삶의 기록!
김영맘 지음 / 설렘(SEOLREM)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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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나이 든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면 불효자라고 했다. 하지만 최근 어르신을 돌보는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음을 느낀다. 치매가 걸린 노모를 경증일 때는 주간보호 센터로 중증일 때는 요양병원에 모시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만 85세인 우리 어머니는 치매로 요양병원에서 지내는 동네 친구를 병문안 가기도 하신다. 몇 년 전에만 해도 그런 친구가 불쌍하다고 눈물을 흘리셨는데 요즘은 '자식들도 살아야지'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신다.


자식 된 자의 입장에서는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는 일을 쉽게 결정할 수는 없다. 어렵게 요양병원에 모셔놓고도 계속 마음이 불편한 아들들도 많다. <부모님을 요양병원에 모시려고 합니다 >라는 책은 요양병원에서 어르신들에게 의료진료를 제공하는 한의사 김영맘씨가 쓴 글이다.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여러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어르신들이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좀 더 세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책 속에서 진행되기를 기대했는데 그 부분에서는 아쉬웠다.


책의 후반부에 저자의 가정 돌봄 사연이 나온다. 저자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직장 일을 하면서 치매에 걸린 시아버지를 가정에서 모셨다. 물론 아들이 주 돌봄 지원자였지만 오랜 기간의 가정 돌봄을 하며 마주했던 장단점을 책을 통해 진솔하게 전달해 주었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한 이야기라 공감이 갈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친구들이 '너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왜 집에서 시아버지를 모시니?'라고 자주 질문하는데 그럴 때마다 저자는 가정 돌봄은 시설 돌봄의 전 단계라고 답한다.

가정 돌봄은 언젠가 병원에 모셔야 할 부모님께 노력을 한다는 도의적 의미도 있지만, 사실 자녀에게도 꼭 필요한 경험이다. 나와 가장 닮았고, 나를 가장 사랑한 인간의 노후를 지켜보며 보살피는 과정은 인생을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 또한 노환으로 고통받는 부모의 모습을 지키며 그 끝인 죽음을 조금 더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간병 노동에 종사하는 타인의 수고에 감하하고, 노인 돌봄에 관한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일 줄 하는 사람이 된다. p189




요양병원에 할머니를 입원시켜놓고 매일 병문안 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할머니는 매일매일 할아버지의 방문만 기다리고,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며 살아간다. 두 분은 손을 꼭 잡고 TV를 보다가 헤어지는데 그 모습에서 왠지 가슴이 찡했다. 그 에피소드를 읽고 나서 남편에게 선언했다.


"남편~ 우리 중 한 명이 치매에 걸리면 이렇게 합시다. 치매 진단이 나오면 바로 주간보호 센터에 등록합시다. 혼자서 치매 간병하느라 노년의 삶을 힘들게 보낼 순 없잖아요. 그리고 병세가 심해지면 좋은 요양병원으로 보내고 매일 병문안을 합시다. 타인의 도움을 적절히 이용하면서 서로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노년의 삶을 보내요. 물론 치매가 안 걸리면 더 좋고요^^ "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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