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만지는 인생
이근후 지음 / 인디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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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는 책을 읽고 이근후 교수님을 존경하게 되었다. 누군가를 비교하는 건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교수님의 글을 읽으며 주변의 80대 아버님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편견과 고집, 대우받으려는 태도로 함께 있는 시간이 불편한 그들과 달리 교수님은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이었다.


나도 친구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고가 경직되고 자기중심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끼게 된다. 나이 듦은 거부할 수 없지만, 나의 사고를 경직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될 것 같다. 이근후 교수님이 다른 어르신들과 다른 점은 바로 그런 사고의 경직성과 당연함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70대에 사이버 대학에 등록하고 공부하며 그토록 즐거워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간 게 아닐까.





책 제목에서 감지하듯 그는 인생을 코끼리를 만진 장님에 비유했다. 코끼리를 직접 만져본 사람의 경험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니 틀린 것은 아니다. 각자가 만진 부분이 다르니 경험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만진 것이 코끼리의 일부인데 그것만을 전체로 고집하는 태도는 문제다. 그런 사람은 영원히 코끼리의 완전체를 상상할 수 없게 된다.

"비록 눈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힘을 합해 코끼리의 각 부분을 나누어 만지고, 그 촉각으로 감지해 낸 이미지를 퍼즐 조각 맞춘 듯이 합친 다면 코끼리에 가장 근접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는가?"라는 그의 말에서 더 크고 넓은 것을 보려고 노력하는 그의 생각의 습관을 느낄 수 있다.


책을 통해 만난 이근후 교수는 인생은 덤으로 주어진 것이라 했다. 그러기에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게 살아야 또 다른 인생의 덤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인생은 돌아올 수 없는 편도 여행이니 일단 한번 떠나보라고도 조언한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는 것이 인생이니 도전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하며 살아라고 했다. 어차피 인생은 후회의 연속이다. 후회는 많아도 괜찮지만 그 후회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여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태도라고 했다.


걷기와 여행을 좋아하며 책을 가까이하고 살아가는 모습은 멋진 어른이라면 누구나 실천하는 삶이며 교수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를 더 매력적인 어른으로 만든 삶의 방식은 '나눔'이 아닐까 생각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나눔과 소통을 통해 성장해가게 된다고 그는 믿는다. 요즘 나도 나눔의 매력에 빠져있다. 약한 자를 돌아보는 헌신적인 삶도 좋지만,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미소와 아름다운 언어인 '감사합니다'로도 상대방과 나의 기분이 환해질 수 있다.


교수님이 소개한 부처님의 '무재칠시(  재산이 없어도 누구나 남에게 베풀 수 있는 7가지)는 꼭 기억하고 싶다. 이 일곱가지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노트에 적어두고 자주 꺼내보며 실천하려 한다.


첫째는 화안시,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

둘째는 언시,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을 대하는 것

셋째는 심시, 마음의 문을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

넷째는 안시, 호의를 담은 편안한 눈빛을 보내는 것 

다섯째는 신시, 몸의 힘을 이용하여 남을 도와주는 것 

여섯째는 상좌시, 지치고 힘든 이에게 편안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 

일곱째는 방사시, 사람들이 편안하게 쉴 공간을 주는 것


책은 두꺼운 편이지만 매일 매일 묵상하며 읽기 좋다. 존경하는 어르신을 곁에 두고 매일 가르침을 받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어서 기쁘고 고마운 책이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개인적인 의견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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