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작품은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에 와닿는다고 한다. 시대를 뛰어넘고 사유하게 하는 것이 문학의 가치라고 하는데, 재독으로 다가온 '인간실격'은 내게 놀라웠다. 계속해서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게 하는 문학의 맛을 느끼게 했다.
처음 읽었을 때는 요조를 향해 '머저리 같은 놈', '가지가지 하네'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꼰대적 성향이 나왔던 것 같다. 재독에서 만난 요조는...
사람은 같을 수 없지만, 다른 사람과 닮고 싶고 공감받고 싶고 동질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하지만 살다 보면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와 타인의 다름이 드러나는 순간 나의 치부가 드러나는 느낌이 들어 상처받아본 사람이라면 요조가 타인 앞에서 자신을 철저히 숨기고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요조의 행동은 여전히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의 말에는 사람살이의 진리를 꿰뚫는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사람들은 누구나 요조처럼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 정도에서는 차이가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