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2호 : 무해한 버림 - 2021.가을호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같이 배달이 많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있을까? 한때는슈퍼에서 비닐봉투도 안주고 스티로폼 포장도 없애며 친환경시대로 가는 노력을 하던 한국 사회가 코로나로 인해 하루아침에 친환경으로 향하던 공동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느낌이다. 어쩔수 없이 배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지만 그 많은 쓰레기들을 생각하면 좀 자제해달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쓰레기 버림에 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무해한 버림'이란 주제로 발간된 잡지가 있다. <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이번이 두번째 발간이었고 주제가 무해한 버림이었다. 생각만 하고 노력하지 못하고 있던 때에 발견한 책이고, 이 분야에서 애쓰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는건 도움이 되기에 얼른 책을 펴보았다.




박혜진 평론가의 글에서 기후정의란 말을 처음 들었다. 기후정의는 기후위기로부터 발생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공정하게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결성된 개념이다. 그러면서 '50-10법칙'을 설명하였다. 이 법칙은 기후변화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형평성에 위배되는 문제임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했다.


세계 인구 중 온실가스로 오염을 가장 많이 시키는 10%는 자본주의 국가에 거주한다. 그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세계의 총 배출량 의 50%를 차지한다. 반면에 가장 오염을 덜 시킨 50%의 인구는 주로 가난한 국가에 거주하는데 그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배출량에서 10%를 약간 넘는 정도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는 어떨까? 온전히 같이 피해를 누린다. 그런데 오염을 일으킨 10%는 선진 기술에 힘입어 그 피해를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다. 트럼프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번쩍이는 건물에서 에어컨과 히트가 빵빵하게 돌아가는 곳에서 삶을 살고 있는데 기후위기를 느낄 수 있을까? 모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파리협정에서도 탈퇴하며 사람들의 노력에 퇴행하는 결정을 했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에게도 혜택을 공유하여 에어컨 기술을 이전하고 학교나 공공기관에 에어컨을 지원한다면 그들의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은 온실 가스 배출을 심화하여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한다. 이것이 딜레마인 것이다. 내가 편하기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도 있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함께 사용하는 자연을 더 훼손시켜 지구인의 미래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글을 읽으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벨기에 출신 줄리안은 환경덕후인데 그의 인터뷰에서 밝히기를 좀 불편하게 살아도 된다고 하면서 에코피플로 살아가는 삶을 소개했다. 그의 인터뷰에 보면 한국은 미국처럼 너무 자본력이 강해서 환경에 덜 신경쓰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나도 그의 말에 동감한다.



이 책을 읽으며 패스트패션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느꼈다. 부끄럽지만 나는 패스트패션을 지지하며 살았다. 비싼 옷 안 입는 것이 절약이라 생각했고 싼 옷을 내 기분대로 자주 입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 생각했다. 그런 나의 생각을 유지하면서 환경을 위해 노력한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음을 깨달았다. 이제 소비에 있어서도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며 이것저것 사기보다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죽은자의 집청소를 쓴 김완 작가의 글이 이 잡지의 Cover Story의 첫 글이었다. 가슴이 먹먹하고 나의 편견을 또 한번 깨트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잡지를 본다면 김완작가의 글을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는 상처받은 세월과 슬픔을 조용히 이겨내려는 순수하고 절박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 있다. 나와 당신 우리 와 하등 다를 바 없는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섣부른 진단과 확인의 괴물 판정이 아니라 존중이다. 내가 쓰레기 집에서 정말 버리고 싶은 것은 인간에 관한 편견, 미처 진실인지 아닌지 되물어보지 못한 세상에 대한 내 케케묵은 믿음이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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