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선생
곽정식 지음 / 자연경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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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가까이 지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새, 들풀, 나무 뿐만 아니라 곤충에게도 관심이 생긴다. 나는 자연에 있는 동식물들의 이름이 궁금하여 자주 백과사전을 열어보기도 하고 네이버 렌즈 검색을 하기도 한다. 나의 자연에 관한 호기심을 만족시켜 줄 책을 만났기에 기쁘게 책을 폈다.


이 책은 기대 이상이었다. 작가님의 곤충에 관한 해박한 지식뿐 아니라 뛰어난 인문학적 통찰력 때문에 아주 고급지게 잘 만들어진 예술품을 만났을 때의 느낌을 책에서 맛보았다. 작가님이 다른 책을 출판하신다면 무조건 읽어보리라 생각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책이었다.


책에 소개된 곤충 이야기 중에 어떤 이야기를 소개할까 많이 고민했다. 버릴 이야기가 하나도 없기때문이다. 곤충의 특성도 잘 소개되었지만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들도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





신성한 쇠똥구리는 멀어져가는 충선생중 하나다. 쇠똥구리는 소의 똥을 공같이 굴리어 소똥을 처리해버리는 고마운 곤충이다. 소똥으로 만들어진 공에 알을 놓아 유충을 키우고 번데기가 된다.  소똥은 먹이도 되고 보호막도 되기에 쇠똥구리에게 필수다. 그런 쇠똥구리가 지금은 우리의 삶에서 멀어지고 있다. 육식을 즐기는 인간의 고기에 대한 엄청난 수요로 인해 밀집 사육이 일반화되었고 사료를 먹는 소는 예전과는 다른 질퍽한 똥을 싸게 되었다. 쇠똥구리는 그러한 소똥으로는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


반면에 호주는 소를 방목하다보니 엄청난 양의 소똥으로 풀이 자라지 못하는 땅으로 변해 쇠똥구리를 수입했다고 한다. 수입된 충선생들은 너무도 자기 역할을 잘해내어 호주의 소들과 상생하여 좋은 환경과 우수한 육고기를 생산해낸다고 한다.


저자가 곤충을 충선생이라 칭한 것은 그들을 통한 배움때문인 것 같다. 책에는 매미가 던져주는 익선관의 의미, 땅강아지가 보여준 누린재, 형설지공의 반딧불이, 우취우눈의 귀뚜라미등 많은 지적인 어휘들을 설명해주고 학자가 충선생을 통해 보는 삶의 통찰의 시각도 보여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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