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의 기술
박재영 지음 / 글항아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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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시대에 여행 준비의 기술에 관한 책을 내다니 박재영 작가가 시간의 적절성을 오판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며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의 머리말만 읽어도 너무도 적절한 시기에 나온 책임을 알게되었다. 여행을 못 가는 지금 시대에 작가는 여행 준비를 하는데, 이것은 그의 취미생활이라고 한다. "와! 이거 좋은 생각이네. 여행 준비하기를 취미생활로 만들기."


여행이 취미인 사람은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부터 우울해지지만,  여행준비가 취미인 사람은 하나의 여행이 끝나면 그다음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책은 읽기 쉽고 재미있다. 작가님 성격이 글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박재영 작가님은 의사이지만 진료실에서 일하지 않고 저널리스트로 활동중이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YG와 JYP의 책걸상" 과 청년 의사 유튜브의 진행자이기도하다. 방송을 들을때도 박재영 작가는 날카롭지만 유머가 있다고 느꼈다. 책을 보니 그는 삶을 즐기며 사는 사람이었다.


나도 여행좀 한다는 사람인데 작가의 여행은 나와는 좀 달랐다. 나는 대중교통을 선호하는데 그는 렌트카로 드라이브를 즐긴다고 했다. 아말피 해변에서 드라이브하고 주차 티켓 받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는 그 곳을 택시로 여행했었다. 그런데 사실 아말피 해변은 뚜껑 열리는 렌트카가 가장 어울리는 곳이긴 하다.


나는 여행가면 계획대로 다 둘러봐야하기 때문에 정말 바쁜데 그는 느리게 여행하는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결정적인 차이는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갈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데 그는 부모님과의 여행을 특별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날카롭고 궁시렁거리는 캐릭턱같지만 가슴 따뜻한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부모님이 걷는 것을 힘들어 하실 수 도 있으니 휠체어를 준비하라는 부분에서 "맞네. 이런 방법도 있군."하며 팁을 하나 배웠다. 엄마가 걷는 것을 힘들어 하시니 여행가기 힘들다는 생각만 했던 내가 약간은 부끄러웠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은 여행 준비의 고수임을 인정했다. 그의 여행지를 보면 작가는유명한 곳보다도 특별한 곳을 선택했다. 미국의 폴링워터 소개글을 보며, 그게 피츠버그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그 주변에서 몇 년 동안 살았는데도 나는 알지 못하였다. 폴링워터라는 건축물을 텔레비젼에서는 보았지만 그 건물이 펜실베니아에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의 제라니움 식당 방문기도 인상적이었다. 코펜하겐에 있는 최고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하는 일을 하셨다. 바로 새벽에 시간 맞추어 예약 사이트 들어가서 '광클'하기. 세계 최고의 식당들은 한 시즌의 예약이 아이유 콘서트 티켓 예매와 비슷하다고 한다. 첫번 째 식당은 모두 매진되어 실패한 후 두번 째 식당의 예약일에 신속한 '광클'로 예약에 성공하고 방문한 최고의 식당 경험. 좋은 식당은 특별한 경험과 이야기를 제공하고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고한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세계테마 기행'을 시청함으로써. 박재영 작가는 텔레비젼에서 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빠지지 않고 보며, 가고 싶은 곳이 생기면 구글 지도에 별을 찍어 두고, 미리 공부도 해 둔다고 한다. 그러다 자신의 wish list에 있는 여행지에 다녀온 사람이 있으면 이야기를 경청하며 정보도 얻고 사람의 마음도 얻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여행공부를 시작했고, 이게 생각보다 여행 못 가는 지금 이 시기에 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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