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 전2권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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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앨리스는 사람 이름 같지만,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에서 나오는앨리스는 활기가 넘치고 사람들이 모이는 도시의 이름이다. 목장과 목동으로만 구성되어져 여성이 살 수 없는 도시를 앨리스처럼 발전시킨 한 여성의 도전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이라는 소설은 1899년생인 네빌 슈트가 썼다. 2차 세계대전과 전쟁후의 영국, 말레이반도, 호주가 배경이 되는 소설이다. 이런 지역이 배경이 되는 책을 읽어보지 않아 그 배경의 독특함이 내게는 큰 읽을거리를 제공한 책이다.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마트라섬을 침략한 일본인과 영국인 여성 포로들에게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했다. 소설의 주인공인 진 패닛은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녀는 말레이반도에서 일하던 중 다른 영국 여성들과 일본의 포로가 되었다. 일본군인들은 그 여성 포로들을 돌보아주거나 풀어줄 마음 없이 그냥 여기 저기 뺑뺑이만 돌리게 된다. 백인 여성은 자기 지역에 있으면 일도 못시키고 식량만 없애기 때문에 자기 지역에 있는 것을 싫어했다. 그래서 그 포로들을 일본 병사 한 명과 멀리로 보내버린다.


더운 지방을 거의 맨발로 아이들을 데리고 걸어야 했던 여성 포로의 힘듦과 이질과 말라리아와 같은 질병들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절망을 느낀 그녀들의 삶이 너무도 처절하게 다가왔다. 그런 곳에서 진 패닛의 혁명적이고 긍정적인 시선과 언어 능력 그리고 협상력이 빛을 발했고, 백인 영국 여성들이 말레이 여인들처럼 적응하며 전쟁에서 살아남게 된다. 진패닛은 소설 인물이지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1권에서는 말레이에서 살아온 이야기와 진패닛이 영국에서 외삼촌에게서 유산을 상속받는 이야기가 나오고 2권에서는 사랑을 찾아 호주로 가게 된 진 패닛의 개척과 성장의 삶이 나온다.


전쟁 직후의 호주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호주인 모두가 영국을 고향으로 생각했고, 영국인 입장에서 보면 생활의 모든 면에서 낙후된 삶을 살고 있는 곳이 호주로 그려진다. 그 당시의 호주는 목장과 목장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무선 통신으로 하루에 두 번 겨우 연락을 취하며 사는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여성이 살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여 한 동네에 미혼의 여성은 두 명밖에 없었다. 소설이 허구라고 하지만, 그 시대의 호주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고 나는 그런 시대적 특성을 처음 대하다 보니 상당히 흥미로왔다.




'나에게도 혹시 진과 같이 엄청난 유산이 생긴다면 어떨까?'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영어에서 가정법을 배울때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이 바로 이런 질문이었다. 그리고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라 이런 질문을 싫어했다. 오늘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에서 나는 내게 처음으로 이런 질문을 했다.


진 패닛은 그 돈으로 말레이로 가서 자신을 도와준 말레이 여성에게 은혜를 갚는다. 그리고 호주에 가서 여성이 살아갈 도시를 건설해 나가는데 자신의 유산과 열정을 쏟는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해도 자신의 돈을 지키고 더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일에 갑작스러운 돈을 쓸수 있을까?


나는 시골 한적한 곳에 북카페를 만들고 싶다. 큰 수익이 없는 곳이지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충전을 줄 수 있고, 나에게도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곳이될 것 같아서다. 유산이 있다면 수익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니 타인에게 살아갈 힘을 더해주는 일에 돈을 써도 좋을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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