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코붱(김연정) 지음 / SISO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네비게이션으로 길 안내를 받던중"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라는 멘트가 나오면 혼동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런 중에 전화라도 오면 멘붕에 빠진다."경로 이탈"이라는 스트레스 유발 언어를 제목으로 쓴 책의 표지에는 편안하게 다이빙하는 여성이 있다. 안 어울리는 듯하지만,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는 표지이다. 사회가 제시하는 경로를 벗어나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백수 라이터"를 하고있는 작가의 삶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은 네 파트로 구성되어져 있다. 책 제목과 각 파트의 소제목의 아이디어가 참으로 신선하다.


part1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part2 과속에 주의하세요.

part3 어른이 보호 구역입니다.

part4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




우리 사회는 학생들에게 무조건 대학은 "In Seoul"하라고 말한다. 대학 졸업후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든든한 직장의 정직원 또는 공무원이 되어야한다고 경로를 제시해준다. 착실한 학생들은 그러한 사회가 제시해주는 경로를 따라가지만, 가끔씩 그 경로를 벗어나는 사람들도 있다. 길을 잃어서가 아니라, 다른길로 가고 싶어서다. 작가도 여러번의 직장생활과 퇴사의 결정을 했고, 이는 사람들의 눈에"경로 이탈"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의 결정에 큰 역할을 한 말은 짐캐리가 2014년 졸업 축사에서 한 말이다. "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사랑하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낫습니다."


그녀의 야무진 다짐이 내 마음을 감동시켰다. 자신을 아직까지 긁지 않은 복권으로 여기는 마음. 사회가 준 경로를 따라가느라 마음을 잃은 사람이 절대로 가질수 없는 태도이다. 젊은 나이에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는 용감한 결단을 내린 작가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돈때문에 직장을 떠날 수가 없다?


작가의 글을 읽으며 동감 한 부분이 "돈"에 관한 생각이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돈 걱정때문에 결단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 생활을 하면 옷이나 화장품등을 구매하는 품위 유지비가 많이 들고 아무래도 돈을 조금 더 여유있게 쓰게 된다. 백수가 된 이후 돈 씀씀이는 크게 줄어들었고, 커피 한 잔도 신경쓰며 마시게 된다고 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 않았고, 돈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보다 아껴쓰고 자아실현을 위해 애쓰는 편이 더 낫다고 했다.



나도 오랫동안 돈을 벌었고 지금은 자의적인 퇴직을 했으니 작가와 비슷한 처지다. 오랜 기간 동안 남편 눈치보지 않고 돈을 마음껏 쓰고 싶어서 내 일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보니 정말 쓸데없는 곳에 돈을 많이 낭비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월급이 없어도 살아지는데 왜 그리 아둥바둥하며 살았던지?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개인의 생각의 문제인 것 같다. 한가족이 몇 년을 세계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계획없이 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자주 듣게 된다. 선교사들도 일정한 월급이 없지만 그들의 사명을 위해 돈의 부족을 감수한다. 그들 모두 돈의 어려움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삶을 찾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닌가?



나도 작가처럼 좀 더 나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작업을 빨리 하였다면, 지금 다른 모습의 내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월급때문에 그리고 내가 잘 하는 일이라 평생 그 일만 하고 살았더니, 나의 발전 속도는 어느 순간부터 아주 느려졌었다. 지금 내 모습을 보며 젊은날에 자신만보고 결단하지 못한 것이 후회되지만, 지금도 늦지않았다는 마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보아야겠다는 결단을 해본다.




나는 "크리에이터"다.

글을 만들고, 영상을 만들며,사람 들의 참여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모두가 행복해지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고 싶은 소망을 가진 크리에이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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