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내 머리 위에 식물을 심어 머리카락 대신에 잔디나 붉은 장미가 자라게도 하고, 아이비가 내려오는 특별한 헤어스타일을 한다면? 이런 독특한 상상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을 꿈꾼 사람이 있다. 바로 일본의 작가 호시노 도모유키다. 그의 "인간 은행"이라는 책은"세상에나!" " 와우!" "어쩜!"이런 감탄사를 연발하게 하는 상상력을 선보이는 단편 소설의 모음집이다. 이 소설을 처음 읽었을 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처음 대했을 때와 비슷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총 11개의 단편 소설이 소개 되었는데, 한 작품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독서 토론을 하게 되면 재미있는 그의 상상력에 끊임없이 토론이 벌어질 것 같다. 소설 모두를 소개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그 소설을 다 소개하기에는 글솜씨도 부족하고, 글도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몇 가지의 이야기만 소개해 볼까한다. "모미 쵸아요"는 한국에서의 삶의 경험에 공상을 더한 소설로 그의 여러 작품중 유일하게 일반적인 단편소설이다. 나는 상상력이 뛰어난 소설에 열광하는 스타일이라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인간 은행", "스킨 플랜트"와 "쿠엘보"를 짧게 소개하려한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도라스케는 늙고 병들었으며 성질만 더러운 아버지와 함께 살고있다. 엄마와 자식이 함께 죽어가면 아내를 살리겠다고 소리치던 아버지는 오히려 현실에서 아내를 잃었고 아들을 얻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능력없는 도라스케가 함께 살아가던 중 단돈 10만엔에 아버지를 평생 돌보아준다는 전단지를 보게 된다. 프리랜서로 가끔씩 기사를 써서 돈을 버는 도라스케는 아버지를 보내면 큰 일이 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특종을 취재하겠다는 명목으로 아버지를 수상한 보호시설로 보내게 된다. 하지만, 아버지를 보낸것이 마음 편하지 않았고, 원래 의도대로 특종 취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이상한 마을로 잠입한다. 그 곳에서 발견한 사실. 보호 시설에 맡겨진 늙은이들은 모두 죽임을 당해 가축의 사료 통조림이 되고 있었다. 도라스케도 그 일당에게 붙잡혀 노예가 되어버린다. 결국 이 끔찍한 상황은 세상에 드러날 수 없게 되었고, 그렇게 역사는 반복되고 있었다.



"인간 은행"


신용불량자나 노숙자들과 같이 더 이상 직장도 얻기 힘들고 살 곳도 없는 사람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돈을 빌려주는"인간은행"이라는 조직이 있다. 처음 10만진엔이라는 돈을 6개월 무이자로 빌려준다. 그 돈을 못 갚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주인공 간토는 돈에 대한 감각도 없고, 돈에 스트레스 받고 싶지도 않은 인간이었다. 인간 은행에서 대출을 한 간토는 옛동료의 조언으로 스페인 초콜렛 대리판매를 하게 된다. 운좋게 돈을 잘 벌게 되었고 이 일을 계속해야하나 고민을 하던 어느날,"인간은행"에서 어떤 중년 남자를 데리고 왔다. 간토의 예금액이 일정 기준을 넘어버려서 은행으로 환수되었고, 대신에 인간 화폐가 지급된다고 했다. 인간 화폐라면 노예제도와 같다고 생각했지만, 인간 화페는 노동으로 빚을 갚으면 보통의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으니 노예제도는 아니었다. 인간 화폐로 온 아저씨는 네번째 인간 화폐가 되었다고 했다. 간토는 왠지 인간화폐로서의 삶에 끌렸다. 그래서 그는 초콜렛 대리점일을 그만두게 된다. 간토는 인간 화폐가 되면 돈에 대한 걱정을 전혀 하지 않고 살아도 된다는 것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을까?


"스킨 플랜트"와 "쿠엘보"

"스킨 플랜트"는 가장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번역가는 이 소설이 SF소설이라고 했다. 스토리의 상상력과 구성, 그리고 묘사력이 너무도 뛰어났다. 완전히 반해 버린 작품이다. 스킨플랜트의 내용은 쓰지 않으려 한다. 꼭 읽어보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다. 이 블로그 글의 제일 처음에 나온 아이비 헤어스타일이 바로 스킨 플랜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쿠엘보"는 퇴직을 하고 아내와 함께 살아간다. 산책을 하던중 만난 까마귀가 자기를 미행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까마귀들이 알고보니 자신의 베란다에서 마주보는 곳에 살고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까마귀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하고, 그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버려진 옷걸이들을 발견하고 그것으로 새둥지같은 것을 만들게 된다. 계획에 있던 일이 아니었지만 그 일을 하고 싶은 욕구를 느끼며 결과물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까지 했다. 다시 집을 나간 쿠엘보는 철탑안에 숨겨둔 새둥지같은 옷걸이 오브제에 나뭇가지 같은 것을 깔고 자신이 앉을 수 있게 만든다. 새벽 일찍 일어난 쿠엘보는 늙은이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들고 철탑 꼭대기에 기어 올라간다. 그리고 까마귀들 근처에 새둥지를 고정시키고 그들과 친구가 되고, 철탑 위 새둥지에서 배설을 하기도 하고, 알을 낳게 된다.




호시노 도모유키의 소설에서 주인공들은 상당히 이상한 인물들이었다. 동물이 되고 싶어했고, 식물이기를 원했으며, 자신이 지구로 스며들기를 원하기도 한다. 남자가 생식을 하는 특이한 경우들도 다수다. 홈리스를 자유을 소유한 사람들로 만들었고, 집을 소유한 자들을 홈네스라고 하며 삶에 속박당한자들로 그린다. 그의 작품은 뛰어난 상상력으로 인해 많은 생각을 하게할 뿐만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현재의 삶에 대한 방향성들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이었다. 나같이 상상력이 풍부한 소설을 좋아한다면 정말로 강추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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