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 - 아름다운 풍경, 낭만적인 문학,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북 잉글랜드 횡단 도보여행 일기
김병두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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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억은 가슴 저 아래에서 부터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게 하는 특별함이 있다. 길을 잃어야 여행이라는 말도 있듯이 여행이 항상 순탄한 것만은 아닌데도 남아있는 기억은 온통 가슴뛰고 즐거운것뿐이다. 이번에 읽은 책 "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는 나의 여행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 책이었고, 그런 기억이 가져다주는 감정을 떠올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작가와 함께 길을 출발하고, 헤매고,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님은 워즈워드나 브론테 자매 그리고 폭풍의 언덕의 배경이 된 지역들이 포함된 영국의 Coast To Coast 도보여행길을

걸었고, 그 기록을 이 책에 남겨두었다.CTC도보여행길은 영국의 서부 해안에서 출발하여 세 개의 국립공원을 통과하여 동부 해안 끝에 도달하는 코스로 2004년에 세계에서 두번째로 좋은길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런 도보여행 코스가 있는지 몰랐던 나는CTC도보여행길소개만 보고도 가고 싶은 마음에 가슴이 설렜다. 코로나 시대가 아니었다면 바로 여행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나는 여행에 있어서는 즉흥적이니까.




하루에 10~20km를 걷는 도보여행이 쉽게 진행될리가 없다. 작가님은 자주 길을 헤맸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낯설고 문화에서의 기호체계가 다른 곳에서는 아무리 방향감각이 있는 사람도 헤매게 된다. 그가 길을 잃고 여기저기 움직이며 구글 지도에서 화살표가 움직이기를 기다릴때 나의 외국에서 헤매던 기억이 떠오르며, 그 때의 긴장감이 몸 속에 퍼졌다. 혼자서 고생을 하고 나면 용감함이 수그러지며 안전한 방법을 택하게 된다. 작가님도 길을 헤맨 경험 이후로 최신판 안내서를 가진 외국인 도보자와 함께 길을 걸으려고 했고, 다행히 친절한 영국인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도보여행자가 늦게 오면 기다려주기도 하고, 제대로 오나 뒤를 돌아봐주기도 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여행중 그들과 함께 바라본 아름다운 무지개는 아마 잊을 수 없지 않을까?

이 책을 읽은 후 나는"헤더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북부 잉글랜드 요크셔 황야지대에는 사방팔방 헤더꽃이 장관이었다고 하는 글을 보았다. 가는 곳마다 보라색 헤더꽃이 배경이 되는 글을 보니 어찌 관심이 가지 않을수 있으랴? 본 적도 없고 우리나라에서 잘 기르지 않으니 괜히 더 그 꽃이 보고싶어졌다. 또한 등산화는 꼭 100%방수되는 정말 좋은 것을 신고 가야한다고 했다. 영국은 비가 너무 자주 와서 여행길에 우의와 방수 등산화는 필수였다. CTC도보여행길의 여행자들은 출발점인 세인트 베스에서 조각돌을 주워 마지막 도착지인 로빈후즈베이에 가져다놓는 관습이 있다고 했다. 여행의 시작과 끝을 의미있는 개인적 행사로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은 여행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나는 언제 CTC도보여행길에 가서 헤더꽃을 볼 수 있을까? 당분간은 여행서로 나의 여행 욕구를 달래야 할 것 같다. 이번 책"문학을 따라, 영국의 길을 걷다"는 나의 영국 여행 욕구에 불을 지피기도 했고, 미리 도보 여행 코스를 공부하게도 했다. 무엇보다도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어서 책을 읽는 동안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가져서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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